한국일보

[건강칼럼] 산후풍

2004-09-20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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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양(연세한의원)

출산후 산후풍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반드시 전문가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할 시기를 놓치면 평생 후유증을 남기기도 합니다.

한방에는 질병에 ‘풍(風)’자를 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풍’이라고 일컫는 것은 병의 원인을 말하는 것과 병명을 말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병명으로 말하는 ‘풍’은 그 현상이 마치 바람과 같이 병의 장소가 잘 이동하고 현상이 자주 변하는 것들을 말합니다. 그리고 병의 원인으로서는 한의학의 소위 육기(六氣)인 풍(風), 한(寒), 서(署), 습(濕), 조(燥), 화(火)의 하나로 풍이 인체에 접촉하여 병의 원인이 됐을 때
를 말합니다.

산후풍은 산모가 아이를 낳은 후 조리를 잘못하여 발생되는 질환을 총체적으로 말하는 것으로 출산후 벌어졌던 산문이 닫히고 각 관절이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며 허약해진 기혈이 모두 정상으로 돌아가는 시기에 무리한 활동으로 근·골격계에 손상이 생겨 산후풍이 발생하며, 또 기혈이 허약해진 상태에서 풍한습(風寒濕)의 침입으로 각종 증상을 일으킵니다.

증상으로는 어지러움, 두통, 변비, 각 관절의 통증, 요통, 하복부 통증, 질내 분비물의 장기화, 갈증, 피부의 감각 이상, 유습 분비 등의 증상들입니다. 많은 분들이 어지러움, 관절 마디 마디가 쑤시고 아픈 증상과 이가 시리고 두통의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대체적으로 선천적으로 체질과 근골이 약한 여성, 입덧이 심하여 영양이 충분치 못했던 여성, 차가운 냉기를 많이 쏘인 여성, 일상생활을 너무 일찍 시작한 여성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산후풍의 치료는 한약과 침과 뜸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한약은 복통이 없어진 산후 2주 뒤부터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한약 처방은 기혈의 보충, 어혈의 배출에 중심을 두며 사물탕, 생화탕, 가미 궁귀탕, 보허탕이 많이 쓰이며 약재로는 댜ㅇ귀, 천궁, 건강, 백출, 진피, 계피가 많이 쓰입니다.

당귀는 어혈을 제거하고 새로운 피를 만들며 천궁은 혈을 보호하고 기의 순환을 도와주며, 건강은 다른 약의 성분이 자궁으로 향하게 도와주며 위장의 기능을 돕습니다. 백출은 몸 안의 습한 기운이나 부기를 없애며, 진피는 기가 몸 속에서 잘 돌게 하며, 계피는 위장 기능을 돕습니다.

산후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후조리를 잘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산후조리는 서양의학적 개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인데 한방에서는 아주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출산 후 3일 정도는 오로가 배출되기 쉽도록 머리를 올리고 무릎을 세우고 누워 있으면서 손으로 가끔 위에서부터 배꼽 아래로 쓸어내립니다.임신중 늘어난 근육과 관절이 회복되는데는 보통 석달이 걸리는데, 한달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하며 그 후 두달 동안은 부담이 가는 가사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양분이 많은 음식으로 원기를 도우며, 차거나 단단한 음식을 피하도록 합니다.이 때 요오드가 풍부해 혈액 보충, 탁해진 피를 맑게 하며 젖의 분비를 돕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미역국은 좋은 산후 보양식 중의 하나입니다.

부부생활도 백일까지는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후 자궁이 아직 수습이 안 된 상태에서 부부관계를 하게 되면 찬 기운이 자궁에 침입하여 자궁이 약해져 복통과 함께 후에 많은 자궁 질환을 유발하게 됩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으며 당귀, 천궁, 건강, 백출, 진피로 한방차를 끓여 물처럼 미시는 것도 산후 회복에 큰 도움이 됩니다.
찬물과 찬바람을 조심하며 산모의 방안 공기와 일광이 잘 통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3주 후부터는 가벼운 운동을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문의 212-502-8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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