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과 미국의 식품위생

2004-08-04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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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숙 <애난데일, VA>

한국에 있을 때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불량 식품 파동이 나곤 했다. 성장촉진제를 넣은 콩나물, 동물 사료용 재료를 넣은 식품, 무게를 늘리기 위해 납을 넣은 꽃게, 생선... 최근에는 폐기해야 할 음식류로 만든 만두, 유통기한이 지난 김치로 만든 라면 등 여전히 우리가 먹는 음식물에 문제점이 많다. 얼마 전엔 가짜 홍삼 원액을 효능이 좋다며 비싼 값에 건강이 안 좋으신 노인들을 상대로 속여 팔았다는 기사가 나기도 했다. 또한 FDA(미국식품의약국)에 의해 한국산 식 의약품류가 통관이 보류되거나 거부되는 국가별 집계 1위라고 한다.
식품의 유형, 업소명, 소재지, 제조 연월일, 유통기한, 성분 및 함량 등 식품 위생법상 세부적인 표시를 해야만 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비위생적인 불량식품 파동이 끊임이 없다.
더구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한국에 있을 때, 구입해온 두부나 우유가 짧은 유통기한이 지나기도 전에 상해서 버리기도 했는데, 식품에 관한 한 다른 어떤 나라 보다 철저한 미국이 식품위생법이 없을 리 만무한데 식품의 유통기한 표시가 몇 몇 식품을 제외하곤 의무사항이 아니라고 한다. 어묵, 칼국수 게맛살 등을 한국에서처럼 열심히 유통기한을 찾아보았으나 여전히 표시가 없다. 먼저 들여온 제품들은 먼저 판매를 하고 나중에 들여온 제품들은 재 진열을 하는 한국과는 달리, 보관하고 있는 제품 위에 다시 새 제품을 섞어서 진열하는 미국의 마켓을 보며 그 전 제품의 유통기한이 자꾸 의심스러운 것은 왜일까. 또한 우유나 두부 등의 두 제품이 유통기한이 한국의 유통 기한 보다 훨씬 길고 실제 오래 보관해도 잘 상하질 않았는데 같은 무 방부제 조건에서 보존 기간이 훨씬 긴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런 반면, 얼마 전 아는 분이 한국 라면을 한 박스 사오셨는데 유통기한이 9월까지로 기간이 많이 남아있었음에도 기름 절은 냄새가 나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서 아깝지만 버려야만 하기도 했다)
미국 FDA에서 식 의약품류에 대해 새롭게 사전신고제를 도입하고 단속 의지를 강화한다고 한다. 한국 식품이 홍보와 대응책이 필요하기 전에, 위생적 환경에서 불량 재료나 색소 등은 절대 사용하지 않고,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제품 성분 및 함량을 정확히 표시하는 등 식품 위생에 만전을 기해서 제품을 제조 관리한다면, 아무리 FDA의 단속이 강화된다 해도 한국산 식 의약품 통관 거부 국가별 집계 1위라는 불명예는 없을 것이다.
언젠가 어린아이와 노약자 국만 모두가 안심하고 한국산 식품류를 먹을 수 있는 날을 고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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