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의 창> 떠난다는 것은

2004-05-12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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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희<무용가>

얼마 전 나의 고향 제주를 다녀왔다.
이유는 돌아가신 삼촌의 묘지를 찾아뵙고 감작스레 누우신 외할아버지를 뵙기 위해서였다. 떠나기 전 그분들을 위해 하늘로 가는 길이란 제목을 갖고 춤을 추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분들을 뵙고싶어 그렇게 고향 길에 올랐다.
언제라도 웃으며 나를 반겨주실 것 같은 분들이 한 분은 땅에 몸을 묻고 한 분은 침실에 누워 계셨다. 눈물이 흘렀다. 하늘로 가는 길은 슬픈 것이 아닌 신나는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그분들을 보낸 지금 나는 가슴이 메어져 왔다. 보고싶은 미소들, 대화들...

찾아뵌 삼촌의 묘 자리는 넓게 트인 들판 너머로 시원하게 나부끼는 바다가 보여 나의 슬픔을 가시게 하였다.
평온하게 누우신 그분의 자리 곁에 들꽃 몇 송이를 놓아드리며 난 그분들을 뒤따르기 전까지 충분히 해야할 일들이 남아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아직 생명이란 소중한 선물을 갖고있기 때문에 떠나간 자들 아픈 자들의 영혼을 내 가슴에 담아 그들을 위한 몸짓을 소리 짓을 해야겠다 라는 다짐이었다.
우리의 삶은 결국엔 돌고 도는 것이며 떠나간 자와 남아있는 자들의 영적인 교류가 이는 원으로 이루어진 세상임을 알 수 있었다.
나에겐 다시 한번 삶을 생각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삶이란 그저 살아가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닌 내가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며 즐기며 받으며 베풀며 살아가는 것이란 것을... 그래서 슬픔이 아닌 행복한 눈물을 흘릴 수 있었던 고향 길이었다.


삶의 여행
이토록 좋은 날씨에/ 난 축복 받았네./ 내가 가는 것을/ 알고있는지/ 저토록 푸른 하늘이/ 나를 반기네/ 떠는 가지 끝으로/ 고향의 내음을 추억의 내음을/ 뿌리우네
흠뻑 맞고 젖어/ 쓰러지리라/ 저 푸른 하늘에 고향의 향을 덮고/ 그냥 이렇게/ 쓸러지리라. /무엇을 더 바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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