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의 의미
2004-03-31 (수) 12:00:00
마약의 역사는 얼마나 될까. 인간 문명의 초창기부터라고 하니까 6000년도 넘는다.
B.C. 5000∼4000년 경 메소포타미아의 기록에는 아편이 약품으로 분류돼 있었다고 한다. 고대 이집트인들도 B.C. 3500년쯤에는 아편을 종교의식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마약과 가장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고대문명은 남미의 잉카 제국이다. 인신공양의 제사에서 제물로 드려지는 사람에게 고통을 줄이고 환각에 빠지게 하기 위해 코카인이 사용됐다.
잉카의 왕릉에는 왕의 미라와 함께 저승에 갈 때까지 먹을 음식을 넣어둘 단지가 있었는데. 그 안에는 반드시 옥수수 몇 알과 코카 잎이 들어있었다는 것이다. 고대 잉카 인들은 그만큼 코카를 소중히 여겼다는 것이다.
마약은 본래 영약으로 쓰여졌다. 통증을 없애주고 공포증을 없애주는 효능 때문이다.
사실 코난 도일이 쓴 셜록 홈즈 시리즈에도 마약은 결코 부정적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주인공인 명탐정 홈즈의 추리력, 상상력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식으로 그려졌으니까.
마약의 위험성을 어렴풋이 깨닫기 시작한 게 19세기 중엽부터다. 남용할 경우 중독 될 수도 있다는 뜻에서 ‘마약’(narcotic)이란 이름이 붙여지면서다.
오늘날 마약 종류는 정확히 알려진 것만 100종이 넘는다. 이와 함께 마약중독은 이제 21세기가 맞은 최대의 위기로 꼽힐 정도다.
미국의 마약경험자는 2,200만이 넘는다. 그중 코카인 중독자만 200만이라고 한다. 미전국립마약 남용연구소가 발표한 수치인 데 일부에서는 틀렸다는 주장이다.
5,000만이 넘는다는 거다. 그리고 마약 상용자 중 70% 이상이 직장에서 근무 중에 마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통계도 내놓고 있다.
3만이 넘는다. 너무 과장됐다. 1만 정도라면 모를까. 무슨 이야기인가. 미주 한인 마약경험자 인구를 둘러싼 갑론을박이다.
막연한 이야기가 아니다. 3만이란 수치는 전문가들이 ‘감’을 잡고 하는 이야기다. 마약상용 실태가 한인 특유의 폐쇄성으로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어쩌면 3만도 훨씬 넘을 것이라는 게 일부 전문가들 추산이다.
하긴 미국의 통계와 비추어 볼 때에도 결코 과장된 수치가 아니다.
3만이 아니고 1만이라고 치자. 그래도 그 피해는 엄청나다. 한 개인의 인격이 파괴된다 그 가정이 결단 난다. 주변에서 피해보는 사람이 하나둘이 아니다. 한 사람의 마약 중독자는 열 사람, 스무 사람에게 엄청난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가져다준다.
<옥세철 미주본사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