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라크에 대한 강한 집착

2004-03-29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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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허버트/뉴욕타임스>

미국은 진주만 피습보다 더 은밀한 공격을 받았다. 정부는 국토를 보호하고 테러리스트들을 궤멸할 도덕적 의무를 진다. 전 테러 담당보좌관 리처드 클라크의 책이 제기한 문제는 부시 행정부가 9.11 테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을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아니라 테러 이후 테러를 당한 뒤 이라크를 공격한 무모함을 지적한 것이다.
클라크는 그의 책 ‘모든 적들과 대항하여’에서 이렇게 썼다. “나는 다음 테러 공격 가능성과 대응책에 대해 일련의 회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회의는 온통 이라크에 대한 것뿐이었다. 우리는 알 카에다를 잡는 일이 아니라 다른 일에 매달렸다. 럼스펠드와 월포위츠는 국가적 비극을 이라크에 대한 그들의 정책을 추진하려는 데 이용하려 들었다.”
부시는 이라크를 공격할 심산이었고 그 구실을 찾고 있었다. 일본으로부터 진주만을 기습 공격당한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이 일본 대신 멕시코를 공격할 것을 결심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클라크는 말했다.
부시 행정부는 후세인이 9.11 테러와 연계돼 있는 것처럼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했다. 마치 지금 후세인을 잡지 않으면 미국이 핵 폭탄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투였다. 그리고 지금 백악관은 클라크에 대해 인신 공격을 가하고 있다. 궁금한 것은 바로 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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