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시각> 스테로이드는 부도덕한 약물?

2004-03-04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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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스포츠계가 약물파동으로 얼룩지고 있다. 체력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인간들의 야망이 엉뚱한 방향으로 튀고 있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작년 불법 근육강화제 무단 배포 스캔들(BALCO)로 일부 선수들이 도덕적으로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특히 스테로이드가 집중 배포된 것으로 알려진 베이 지역 팬들의 충격은 더욱 크다.
스테로이드는 선수들의 근육을 강화시켜주고 순발력 향상등 성적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호르몬제로 알려져 있다. 다량 복용할 경우 암발생등 인체에 위해한 것으로 알려져 ‘올림픽’등 아마추어 경기에서는 금지약물로 지정하고 있다. 88올림픽의 경우 벤 존슨이라는 육상스타가 100미터에서 세계 신기록을 내고도 스테로이드 양성 반응으로 금메달을 박탈당한 바 있다.

프로의 경우 코케인등과는 달리 스테로이드는 합법적인 약품에 한하여 허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시즌 70호 홈런을 날렸던 마크 머과이어가 스테로이드로 근육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격렬한 경기를 펼치는 풋볼 선수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하게 스테로이드가 널리 퍼져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BALCO의 경우는 아직 정식 승인을 거치지 않은 것이 문제시되고 있다.
스테로이드는 한 마디로 현대판 산삼이나 인삼 같은 것으로서, 무엇(약)을 먹고서라도 잘해보고자 하는 소치에서 나온 것으로 볼 때 스테로이드 복용을 꼭 도덕성차원으로까지 몰고 가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물론 여론은 스테로이드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유해하다는 점등을 들어 부정적인 차원으로 몰고 가고 있으나 문제는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느냐 안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에 얼마만큼 비중을 두느냐가 문제일 것이다.

누구나 약을 먹고 70호, 73호 홈런을 날릴 수 있다면 약을 먹지 않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기록이나 실력 차이가 약물 때문일 것이라고 믿는 사고(思考)가 문제. 과거 머과이어가 날린 70홈런, 반즈가 날린 73호 홈런이 약물 때문이었다면 이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약을 복용했다고 해서 누구나 홈런 신기록을 경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이는 약물 자체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문제인 것이다.
요사이 언론들이 BALCO 때문에 연일 난리법썩들이다. 특히 배리 반즈의 경우 스테로이드를 직접 건네 받은 것으로 밝혀져 언론의 집중 타겟이 되고 있다. 73호 홈런이 이제는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반즈의 프로 경력 이미 20년째. 한 선수에 대한 평가가 한 사건으로 대단원 맺어질 수 있다는 생각은 사고의 비약일 뿐이다. 자기변명에만 급급하고 있는 반즈의 모습이 어설프다. 변명하면 변명할수록 부정적인 이미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뿐이다. 약을 혼자 복용한 것이 아니라면 하루속히 도덕적인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이 팬 입장에서도 속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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