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비즈니스
2004-02-04 (수) 12:00:00
<옥세철 미주본사 논설실장>
돈이 말한다. 숫자가 말한다. 많은 숫자는 그 자체가 파워다. 숫자가 많다는 건 또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의미도 된다.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기를 맞았다. 무엇을 말하는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돈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비 붐 세대는 줄잡아 7,600 여만이다. 각 연령그룹 중 최대인구 집단이다. 이 세대가 은퇴기에 접어들면서 미국의 주택시장은 지속적 호황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은퇴는 새 삶의 시작이다.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 개념이다. 그러므로 보다 안락한 환경에서 삶의 충족을 추구하는 것, 이게 은퇴라는 말이다.
그런 삶은 먼저 주거환경에 변화를 불러온다. 자녀들과 살던 큰집을 정리하고 작은 집으로 옮긴다. 과거 은퇴자들의 상식이었다. 더 이상 그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보다 넓은 공간구조에, 위락시설을 갖춘 주택을 베이비 붐 은퇴세대는 원하고 있다는 거다. 한적한 교외지역이 당연히 각광을 받는다.
그렇다고 다운타운의 주거지역이 인기가 없다는 것도 아니다. 중산층형은 은퇴 후 주거지로 자녀가 가까이 있고 친구도 많은 다운타운지역을 마다하지 않고 있어서다.
그야 어찌됐든 이들 베이비 붐세대가 은퇴와 함께 대이동을 하게 되면서 주택시장은 지속적 강세를 보인다는 전망이다.
그 호황이 최소한 10년은 갈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주택시장의 강세가 미국 경제의 꾸준한 성장을 유도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주택과 자동차 판매는 여전히 경제 성장의 주 엔진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새로 집을 사면, 새 카펫을 깔고, 냉장고도, 디시 워셔도 새로 들여놓는 게 통례다. 이런 이치 때문이다.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는 돈의 흐름을 바꾸어놓는다. 이 공식은 그러면 주류 사회에서만 통할까.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다.
1세대가 늙어가고 있다. 맨 손으로 오다시피 했다. 그리고 정신없이 뛰었다. 하루 16시간 노동도 예사였다. ‘투 잡’도 보통이었다. 그 결과가 오늘날의 거대한 코리아타운이다.
이제는 젊어야 50대 초다, 벌써 60을 넘어섰다. 타운 건설의 주역, 1세들의 모습이다. 이들이 은퇴기를 맞고 있다. 나 자신을 보다 충실히 돌아 볼 때가 됐단 말이다.
어떤 비즈니스가 과연 이런 1세들의 변화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