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올리고 또 올리고 짜고 더 쥐어짜고

2004-02-02 (월)
크게 작게

▶ 해마다 10%이상 인상 업주들‘플랜낮추기’고심 종업원 부담액도 늘어나

건강보험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한인업계와 보험 가입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체감 경기는 눈에 띄게 나아지지 않는 가운데 사업 비용은 계속 늘어나 업주들의 주름살을 깊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업주들은 플랜 변경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며, 이는 종업원들의 부담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
<실태>
보험업계의 조사에 따르면 그룹 보험의 경우 지난 2-3년간 최저 30% 이상, 최고 100%까지 보험비가 올라 기업주의 허리를 휘게 만들고 있다.
애난데일에 소재한 모 한인업체의 관계자는 “작년 8월경부터 보험료가 가파르게 오르더니 메릴랜드에서 가장 큰 ‘블루 크로스 블루 쉴즈’의 경우 20%나 상승했다”며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회사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보험료가 오르지 않은 회사가 없어 고통을 당하지 않는 사업자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인 보험은 그룹보험보다 상승률이 가파르지 않으나 같은 기간 최저 10%에서 최고 40%까지 오른 상태여서 가입자들의 이맛살을 찌프리게 하고 있다.
보험인 황영만씨는 “보험료가 너무 턱없이 올라 이제는 돈 있는 사람이나 건강보험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요즘 같아서는 건강보험 취급하기가 편치 않다”고 말했다.
<원인과 전망>
건강보험료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원인으로는 9.11 테러사건 이후 보험회사의 책임 증가, 가입자들의 보험 남용, 의료 수가 및 처방약품 가격 상승 등이 지적되고 있다.
‘가디언 앤젤 보험’의 앤디 김씨는 “몸이 안 좋을 때는 물론이지만 건강한 사람이 필요없이 보험 혜택을 누리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결국 이런 비용은 다른 보험가입자들에게 전가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메디케어.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에 따르면 작년 미 경제는 3.6%가 성장했으나 의료수가는 9.3%가 증가, 보험료 부담을 가중시켰다.
의료수가 상승을 견인하는 주된 요소는 처방약품 가격으로, 작년에는 15.3%의 가파른 곡선을 그렸다.
앤디 김씨는 “과거에는 이름이 없는 약품이 많이 이용됐으나 새로운 약품이 많이 개발되면서 브랜드 약품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고 비용도 그만큼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대책>
한편 건강보험료의 고속 상승에도 불구하고 사업자들이나 개인 가입자들은 특별한 대책이 없어 속을 태우고 있다.
보험 전문가들은 개인 부담(Deductible)의 비중을 높여 프리미엄 부담을 줄이거나 종업원이 얼마 안되는 업체는 그룹 대신 개인 보험으로 돌리는 등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장기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
또 같은 플랜이라도 회사마다 비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상품을 비교해 선택하는 방법도 있으나 가입자들의 클레임이 많아지면 프리미엄이 올라가기 때문에 역시 확실한 대책은 되지 못한다.
대선을 앞두고 미 정부가 각종 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보험료 상승폭이 둔화될지는 모르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속히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병한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