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시각> ‘기자와 독자’

2004-01-27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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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겸 기자

기자의 가장 큰 사명은 무엇인가. 그것은 독자에게 바른 정보의 전달과 함께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다.
기자는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이 반영돼서는 안 된다는 기본적인 틀 안에서 글을 쓴다.
기사 내용의 옮고 그릇은 글을 쓴 자의 몫이 아닌 전적으로 읽는 자가 판단할 문제이다.
이와 같은 틀이 흐려지거나 깨지면 냉철한 기사가 나올 수가 없다.
굳이 거창하게 기자의식이나 사명감을 논하지 않더라도 부조리를 보고도 눈감고, 높은 사람 비위 거스를 까봐 안본 척 슬그머니 넘어가는 ‘우스꽝스런 기자’는 되지 말아야한다.

신문이 ‘홍보지’가 되고 기자가 특정인물이나 단체에 ‘선전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기자는 독자에게 있는 그대로의 보태어지지 않은 진실을 말해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글을 잘 쓰고 못쓰고도 중요하지만 이것은 2차 적 문제이다.
계속되는 단련을 통해 어느 정도의 ‘글발’은 자연스럽게 쌓아질 수 있다. 그러나 겉만 번지르한 ‘속 빈 강정’보다는 문장이 다소 거칠더라도 진실이 묻어나는 기사가 읽는 이의 가슴에 와 닿을 수 있다고 믿는다.
어느 선배 기자가 글의 힘은 대중으로부터 나오고 대중이 글을 신뢰치 않을 때, 글은 생명력과 잃게된다는 조언이 생각난다. 이 말은 곧 ‘독자를 기만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기자는 실제 일어난 사건을 언론매체를 통해 전달하는 ‘이야기꾼’이다.
만약 이야기꾼이 제대로 된 이야기를 전달하지 못한다면 어떠한 결과가 초례 될까.

대중은 기사를 신뢰하지 못하고 나아가서 언론을 불신하게된다. 그리고 기자는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읽는 이가 없는 기사는 아무리 천금같은 좋은 내용이 실려 있어도 종이 위에 갈겨쓴 낙서보다 나을 바가 없다.
60∼70년대 사회 정의를 부르짖으며 권력에 굴하지 않았던 당시 기자들의 정신에 발끝만큼도 안되더라도 독자들에게 바른 내용을 전달한다는 사명감만은 향상 간직하는 것이 최소한의 독자에 대한 예의라고 본다.
또한 기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독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잘못된 점이 있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자세가 요구된다.
독자를 무시하는 신문은 이미 신문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기자와 독자의 관계는 뗄 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기자지만 그 글의 판단은 ‘독자의 몫’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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