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미쉘 위와 ‘코리안 아메리칸’
2004-01-22 (목) 12:00:00
“미쉘 위 경기 보셨나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나누는 인사말중 하나이다.
지난주 하와이 와이알레이 골프코스에서 펼쳐진 소니오픈은 ‘신데렐라’ 미쉘 위를 위한 잔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세계 스포츠팬을 위해 생중계한 ESPN-TV의 카메라는 미쉘 위의
일거수일투족을 담느라 바빴다. 선두권에서 각축을 벌인 세계 톱 프로들의
경기모습이 오히려 조연으로 밀릴 지경이었다.
미쉘 위는 앞으로 미국 스포츠계에서 미쉘 콴(피겨 스케이팅)을 이어 가장 유명한 아시안계 선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아니 미쉘 위의 성가는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만큼 커질 것이 분명해졌다.
14세에 불과한 소녀가 세계최고의 남성 프로골퍼들을 상대로 당당히 맞대결을 펼치는 모습은 어니 엘스의 말처럼 ‘엄청난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앞으로 미국에 사는 한국인들은 미쉘 위가 한국계 미국인(코리안 아메리칸)임을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녀는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가진 ‘미국인’이다.
기자가 걱정하는 것은 일부 극성스러운 한인팬들이 혹시라도 미쉘 위의
경기에서 지나치게 한인 혈통을 가진 선수로 내세우지나 않을 것인가는 것이다.
과거 박세리가 스타로 떠오르던 시절, 골프코스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일부 한인은 ‘세리 인, 우즈 아웃’(Seri In, Woods Out; ‘세리는 뜨고 우즈는 사라졌다’)이라는 말도 안되는 피켓을 들어 창피를 자초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언론들은 그녀가 미국인이기에 더욱 자랑스러워하며 새로운 ‘스타
만들기’에 더욱 열을 올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쉘 위의 한국명이 ‘위성미’라는 것, 부모가 모두 한국인이라는 것,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소녀라는 것 등은 어차피 자연스럽게 미국인들에게
알려지게될 될 것이다. 미쉘 위를 있는 그대로, 코리안의 피를 가졌지만 아메리칸으로 대우하며 조용히 키워나가는 것이 한인들의 위상강화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