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개방의 시대라면 농업의 출구는 무엇인가.
김재수(사진) 주미대사관 농무관에게 ‘이제 농업은 없다’는 류의 탄식과‘무조건 불가’라는 쇄국의 빗장 걸기는 하책(下策)일 뿐이다.
“세계적 조류를 역행하여 우리만이 개방불가를 외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우리에게 다가온 개방의 위기를 농사물 수출이 아닌 우리 식품 수출로 극복해야 합니다.”
그가 세계 최대의 농업 및 식품산업의 현장에서 한국농업의 활로를 모색한 ‘우리 식품 미국 시장 공략하기(도서출판 한라)’란 책을 펴냈다.
5장으로 된 이 책은 ▲미 농업과 농촌의 현황과 과제를 시작으로 ▲미국의 농산물 수출입 현황과 대외협상 전략 ▲미 식품산업 구조 ▲미 음식문화와 식품소비 ▲미 시장에 대한 수출 가능성과 전략으로 맺음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미 농업의 실태를 살펴봄으로써 한국 농업의 갈 길을 모색하고‘식품 합중국’으로의 안정적인 수출증대 방안을 제시해 놓은 게 뼈대다.
김 농무관은 그러나 한국 농산물의 수출은 갖가지 불리한 여건에 둘러싸여 있다고 지적한다. 품질 수준의 미흡, 포장 디자인 및 규격화 문제, 미 유통시장 이해부족, 복잡한 수출입 규정과 절차, 가격 경쟁력 저하, 물류비 부담 등이 그가 꼽는 문제 투성이 한국 농산물 산업의 자화상이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 “한국식품을 수출해봐야 얼마나하겠느냐”는 냉소적 패배주의적 시각이야말로 최대의 적이라 비판한다. “우리 식품도 세계화될 수 있다는 확고한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미 시장을 잘 연구하고 우리가 노력한다면 수출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김 농무관은 1977년 제21회 행정고시에 합격, 농림부에서 국제협력과장, 식량정책과장, 농산물 유통국장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한국의 원예산업’‘식품산업에서 희망을 찾는다’‘김치수출 확대방안’등 여러 저서와 논문을 낸 학구파. <이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