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장품 제조업체 ‘NYX’ 토니 고 사장

2003-06-17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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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때 창업… 저가 화장품 업계 장악

어린 나이 소수계 여자라는 핸디캡 극복
초기엔 사장 겸 창고정리 배달까지 홀로
색조 화장품 신생 탑 브랜드로 자리매김
대형 판매망 공략 ‘1,200만달러 매출’목표

버논시에 있는 화장품 제조업체 ‘NYX’의 토니 고(30)씨-.
“26세에 창업했는데 어리고, 소수계고, 여자라는 게 3대 핸디캡이 되더군요. 물건을 사겠다는데도 셀러들이 미심쩍은 눈으로 문전박대 할 땐 눈물이 핑 돌게 서러웠죠. 한편으론 당신들이 팔아달라고 매달릴 날이 올 거라는 오기가 발동하더라고요”
99년 자본금 25만 달러로 창업한 NYX는 그런 세월을 보내면서 4년 만에 조다나, 카메오, 리치 온 등이 장악해온 저가 화장품 업계를 약 40% 점유하면서 올해 연 매출을 800만 달러까지 바라보고 있다.
전국 100여 지점에 공식 벤더로서 납품하는 마켓 체인 ‘롱스 드럭’을 포함해 뷰티서플라이, 여성의류업계의 도매업체 등 미주 전역의 거래처는 약 1,000여 개. 유럽과 캐나다·호주 등과 한국·일본·홍콩 등 아시아 지역 15개 국가로도 수출할 만큼 성장했다. 취급품목은 색조 화장품으로 틴에이저부터 40∼50대까지 고객층이 다양하다고 한다. 이렇게 신생 브랜드로 급성장한 이 회사도 창업 후 첫 1년 간은 ‘원 맨 컴퍼니’였다.
“사장 겸 비서고, 창고 정리에 물건 배달까지 저 혼자 했어요. 2년 째 접어들면서 직원 둘을 고용했는데, 저는 직원 월급이랑 사무실 렌트비 제하고 1센트도 안 가져갔어요. 2년 간 무보수 사장으로 일하고 남는 돈은 100% 재투자했죠”
지금은 직원이 15명이지만 매월 일주일씩 전 세계로 출장 다니고, 각종 메이컵쇼를 섭렵하면서 최신 유행을 읽어내는 건 여전히 고씨의 몫이다. 그럼 4년 동안 달라진 건 뭘까.
초창기 야멸스러웠던 셀러들이 이젠 샘플 들고 찾아오고, 화장품 도매업체를 운영하는 어머니가 후원자에서 고씨의 고객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그가 겁도 없이 소매점도 아닌 제조업체에 도전한 건 어머니 가게 일을 도우며 ‘화장품과 함께 커온’ 환경 덕분이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사업하면서 유들유들, 능글능글해졌지만 엄마와는 다른 1.5세식 매니지먼트로 저가 화장품업계 탑 브랜드를 구축할 겁니다”
올해 중 월마트와 세이브온 등 대형 체인의 판매망을 개척해 연 매출 1,200만 달러의 기반을 다지는 게 목표라는 30세 여성의 쉼 없는 사업구상이었다.

(323)233-8869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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