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니, 저렇게 잘 할 수가…”

2002-06-04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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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월드컵팀 예상밖 완승에 서북미 한인들 환호

황선홍의 절묘한 논스톱 슛과 유상철의 통쾌한 중거리 슛으로 한국 축구대표팀이 폴란드를 깨고 월드컵에서 첫 승리를 거둔 4일 새벽, 시애틀 한인사회도 열광했다.

이날 아침 오로라 Ave.의 사계절 식당에 모인 시애틀 지역 축구 팬 30여명은 황선홍의 발끝을 거친 볼이 폴란드 골 망을 가르자 서로서로 껴안으며 환호성을 올렸다.

이 식당에서 단체시청을 위해 새벽에 집을 나섰다는 홍낙순 전 그로서리 협회장은“한국 팀이 정말 일취월장했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미국과의 2차 전도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주 대한 축구협회 김상권 회장(대행)은“골이 그물을 가를 때마다 감격의 눈물이 솟구쳤다”며 패스가 각본대로 치밀하게 이뤄지는 것을 보며 히딩크 감독 밑에서 연습량이 많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 대행은“수비를 굳건히 지킨 홍명보와 박지성이 오늘의 베스트”라며 역시 미국 전 승리를 예측했다.

시애틀 한인회의 김준배 회장은“16강을 넘어 이제 8강도 가능하지 않겠냐”며 통쾌한 마음에 며칠 동안 힘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본보 칼럼니스트 김현길씨는 본래 광적인 스포츠팬은 아니지만 이날은 새벽에 일어나 TV를 시청했다며 불경기 등 이민생활의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한인들이 이 경기를 시청하고 크게 활력소를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편 성화에 새벽부터 경기를 봤다는 페더럴웨이의 주부 김 모씨는“남편보다 오히려 큰 소리로 응원해 핀잔을 들었다”며 미국전과 포르투갈전은 한국의 관중처럼 붉은 옷을 입고 이웃과 함께 시청하며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쇼어라인의 유학생 윤정권씨는“당장이라도 경기장을 찾아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싶다”며 TV 시청만으로 승리의 열기가 생생히 전해지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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