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체장 간담회 무용론

2002-05-15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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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한인단체들의 행사도 부쩍 늘어나 타운의 일부 유명인사들은 구태의연한‘겹치기 출연’에 쫓기고 있다.
너나 없이 바쁜 주중보다 주말을 선호하는 것은 인지상정이자만‘겹치기 행사’를 지양하자는 지난해 단체장 간담회의 합의는 벌써 물 건너가 일각에서는 간담회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격월로 각 단체를 옮겨가며 여는 이 간담회는 각 한인 단체가 나누어 갖고 있는 기능적‘파워’를 간담회라는 채널을 통해 한데 모아 주류사회에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이처럼 고상한 명분과는 달리 간담회는 각 단체의‘행사 홍보 장’으로 화한지 오래다. 일정만이라도 겹치지 않도록 조정하자는 바램조차 무산됐음을 5월 행사 일정표를 보면 확연하게 알 수 있다.


토요일인 오는 18일에만도 학생 미술대회, 골프대회, 지도자 상 수상식 등 굵직한 행사들이 몰려있다. 일부는 행사시간까지 겹쳐 참석 인사들이 골머리를 앓는다.

단체장 간담회에서 최소한‘교통정리’를 했는지 의심스럽다. 조정을 했는데도 이뤄지지 않았다면 간담회의 권위에 문제가 있고 만약 조정조차 하지 않았다면 간담회 무용론이 힘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음 번 단체장 간담회에서는 주류사회에 대한 한인사회의 위상 제고나 범죄 대책 같은 고차원적인 사안을 논의하는 모습을 보고싶다.

그것이 힘들면‘바텀 라인’인 행사일정만이라도 겹치지 않도록 합의를 일궈냈으면 좋겠다. 안 그러면 단체장 간담회라는 행사 하나가 더 겹치게될 뿐이기 때문이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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