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편 이씨 은행구좌 동결

2002-05-0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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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순씨 피살사건 경찰 수사 진전없어...4일 장례식

노스 시애틀의 자택에서 의문 속에 피살된 이태순씨의 장례식이 4일 상오 시애틀 한인천주교회에서 거행되는 가운데 한인사회에서는 고인의 생전 행적에 관해 각종 소문이 무성하게 일고 있다.

경찰은 이씨가 피살된 지 4일이 경과한 3일까지 수사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국 대변인은 목격자가 나왔냐는 본보 질문에“현재로선 확인도 부인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초 신고자인 남편 이덕상씨의 신병을 계속 확보하고 있으며 이씨의 은행구좌도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 직후 경찰의 조사를 받고 풀려나 두 아들과 함께 호텔에 머물고 있는 이씨는 2일 저녁 성당에서 열린 부인의 연도미사에 참석했다.


주위에서는 사건 당일 이씨 집에 강제 침입 흔적이 없어 면식범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이씨가 시애틀에서 오랫동안 계를 해왔다는 점에서 이 사건이 계와 연관됐을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씨가 운영해온 2만5천달러 짜리 낙찰계의 계원 중 한명이라며 익명을 요구한 한 한인은 이씨가 작년 8월경부터 이 낙찰계를 운영해오며 예전과는 달리 계원 명단을 알리지 않고 1대1로 만나 계 돈만 받아갔다고 말했다.
이 한인은 계원 명단을 달라고 하자 이씨가 무척 불쾌해 했다고 덧붙였다.

남편 이덕상씨는 부인이 계속 계를 운영하는 것을 탐탁치않게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측근은 혹시 이씨 집에 계돈 모아둔 것이 있어 이를 강탈하려다 저지른 사건으로 보기도 하지만 다른 측에서는 이 계가 매달 두 번째 주말에 곗돈을 타게 돼있어 5번째 월요일이었던 사건 당일에는 이씨 집에 현금이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건의 계 파동 연관설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K모씨는“그만한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계원중 특별한 관계의 한 남자에게 돈이 물려있다는 소문이 있었고 실제로‘돈이 어디로 흐른다는 낌새’를 느꼈다”고 말했다.

각종 소문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부검 절차가 비교적 빨리 끝나 유가족은 4일 오전10시 시애틀 한인천주교회에서 장례미사에 이어 홀리우드 묘지에서 하관식을 거행한다.

유가족으로는 남편 이덕상씨와 태훈·병곤 씨 등 두 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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