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정 교육이 먼저다

2002-01-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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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조지 윌/워싱턴 포스트)

부시 대통령은 초등학교 3학년생처럼 바쁘게 오하이오에서 매서추세츠까지 전국을 누비며 교육 개혁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의 중요성은 과대 평가되고 있다.

이 법의 핵심은 학교 선택권이다. 이 법에 따르면 3학년부터 8학년까지 학생들은 매년 산수와 읽기 시험을 치게 돼 있다. 성적이 좋지 않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같은 교육구 안에 있는 다른 학교를 골라 갈 수 있다. 그러나 같은 교육구에 있는 다른 학교가 반드시 더 좋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2000년 현재 SAT 성적이 가장 높은 5개 주와 그 주의 학생 당 지출 교육비 서열은 1위 노스다코타(교육비 서열 41위), 2위 아이오와(25), 3위 위스콘신(10), 4위 미네소타(16), 5위 사우스다코타(48) 순이다.


반면 가장 점수가 낮은 주와 교육비 서열은 47위 텍사스(35), 48위 노스캐롤라이나(38), 49위 워싱턴 DC(4), 50위 조지아(31), 51위 사우스캐롤라이나(36) 등이다. 패트릭 모이니헌 전 상원의원은 특정 주가 공부를 잘 하느냐 못 하느냐를 판단하는 가장 훌륭한 척도는 그 주가 캐나다 국경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느냐라고 농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정책 입안자들은 학생들에게 얼마나 교육비를 쏟아 붇느냐가 학업 성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그 결과가 너무 충격적이어서 발표되지 않은 1966년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들의 사회적 경제적 형편을 고려하면 어떤 학교에 다니든 그 결과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학교가 우수하냐 아니냐는 거기 다니는 학생의 가정환경이 훌륭하냐 아니냐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이것은 진리다.

폴 바튼은 각 주 학교 성적 차이의 90%는 결석 일수, TV 시청시간, 숙제를 위해 책 읽는 시간, 읽는 책의 질, 가정 내 부모의 존재 여부 등 5가지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중에서도 처음 네 가지를 좌우하는 다섯 번째 요인이 가장 중요하다. 수학 부문에서 전국 1등을 한 노스다코타의 편부 편모 가정 비율을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수학 부문 꼴찌에서 두 번째를 한 워싱턴 DC의 비율은 전국 최고로 높았다.

이번 교육 개혁법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을 알리는 통계가 있다. 1958년 미혼모한테서 태어난 아동 비율은 5%였다. 이것이 1969년에는 10, 1980년 18, 1999년 33%으로 늘어났다. 1999년 20~24세 여성이 낳은 아동의 48.4%가 사생아다. 태어나서 19세가 될 때까지 미국 아동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전체의 9%밖에 안 된다. 나머지 91%를 학교 밖에서 보낸다. 점점 더 많은 학생들이 깨진 가정이라는 ‘학교 밖’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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