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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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규탄 지나치다

2001-12-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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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시각

▶ (시오도어 댈림플/ 월스트릿 저널)

미 의료협회는 NBC가 오후 9시 이후 술 광고를 내보내기로 한 결정을 맹렬히 비난했다. 국민들의 건강보다 이윤을 우선 고려한 조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광고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부분적이다. 현재 미국인들의 비만이 케이크 광고를 너무 많이 해서 그렇게 됐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코케인은 아무도 선전하지 않았는데 널리 퍼지고 있다.

우리의 결점을 정부나 탐욕스런 기업의 탓으로 돌리기는 쉽다. 이렇게 함으로써 인간은 타락한 동물이라는 불쾌한 생각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법으로 규제만 잘 하면 언젠가는 우리가 올바른 행동을 하게 될 것이란 기대를 가져다 준다.

의료협회의 주장 중 흥미로운 것은 건강이란 가치가 다른 모든 가치에 우선한다는 발상이다. 이는 독립선언서 마냥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은 무조건 지향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점점 건강에 관한 한 청교도가 되어가고 있다. 최근 영국 의료저널에 영국에서 매년 1,700만명이 스포츠를 하다 부상당한다는 기사가 난 적이 있다. 10배쯤 줄여 잡는다 해도 이는 많은 숫자다. 17만은 그만 두고 1,700명이 초컬릿을 먹다 부상당했다는 뉴스가 나온다고 초컬릿 판매를 규제해야 된다고 큰 소동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스포츠에 관해서는 아무도 입도 뻥끗 하지 않는다. 스포츠는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건강상 혜택은 부상의 위험이 훨씬 적은 다른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다. 그럼에도 스포츠를 제한하자거나 청소년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TV의 스포츠 중계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찾아볼 수 없다. 건강이 최고의 가치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라면 먹기 싫은 음식을 먹고 하기 운동을 하는 것이 고귀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건강이 유일한 선은 물론이고 최고의 선도 아니다. 건강은 훌륭한 삶을 위해 충분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으며 장수하는 사람이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의료협회는 의료기관이니까 건강을 강조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사회정책을 좌우하려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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