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빨 빠진 이라크

2001-12-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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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엘리엇 코언/ 월 스트릿 저널)

아프가니스탄 다음으로는 이라크가 제일 큰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이라크는 대량 살육과 테러 지원은 물론 미 대통령 암살을 꾀한 나라다. 사담 제거는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을 없애는 것일 뿐 아니라 중동 지역에서 온건파의 입김을 강화하고 석유 공급을 늘리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이라크의 국방 예산은 미국의 0.5% 미만이다. 게다가 이라크 군의 대부분은 50%의 전투 능력밖에 없다. 병력도 모자라는 데다 장비도 낡았고 부품도 모자란다. 이라크 군은 걸프전 때의 1/3 수준이며 2,200대의 탱크 중 1,500대가 고철이나 다름없다.

그 정도로는 중화기는 그만 두고 미국 경보병의 적수도 되지 못한다. 공군은 전투 능력을 상실한 지 오래며 걸프전 이후 하나도 개선된 점이 없다. 오직 방공망만이 다소 복구됐다. 통신시설도 현대화됐다. 그러나 그들의 대공포화는 수만 많았지 명중률이 떨어진다. 지금까지 단 한 대의 미국기나 영국기도 격추하지 못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군은 걸프전 이후 현대화를 계속해왔다. 91년 미국은 스마트 폭탄도 별로 없었고 야간 비행 능력도 미흡한 점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미 공군은 인공위성을 이용한 유도 폭탄과 한번 터지면 40개로 분해돼 저마다 장갑차를 추적하는 첨단 폭탄을 갖추고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군사 정보가 91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하다는 점이다. 무인 정찰기를 비롯한 첨단 장비는 물론 10년 간 이라크 상공을 정찰하며 얻은 정보도 엄청나게 많다. 이라크는 그 때보다 훨씬 허약한 상태며 우리는 이라크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걸프전 때 우리는 이라크를 과대평가했다. 슈워츠코프 장군은 회고록에서 25만 명의 이라크 군이 참전했다고 적었으나 실제는 그 절반밖에 안 됐다. 그나마 전투 경험도 별로 없고 전쟁에 지친 상태였다. 지금은 그 때보다 더 하다. 이라크 군이 수적으로 10배가 많더라도 미국의 상대는 되지 못한다. 쿠웨이트와 터키가 우리편에 있고 사우디가 협조하는 한 이라크는 순식간에 무너질 것이다.

이라크가 생화학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있다. 사전에 이를 사용하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용서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아프간 이후로는 누구도 우리말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이라크 병사는 싸우기보다는 항복하기에 바쁠 것이다. 이라크 국민들에게 사담은 분명히 무너지며 그 후 이라크는 훨씬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알려야 한다.

이라크를 지금 치지 않으면 사담은 반드시 미국에 대한 테러 행각을 저지를 것이다. 미국이 지금 행동에 나선 다면 억눌린 중동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미국인의 안전을 확보하는 최선의 방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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