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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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혁명의 서곡

2001-12-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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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시각

▶ (마이클 르딘/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테러와의 전쟁은 과거 우리가 싸웠던 것과는 다른 전쟁이라는 것이 통상적인 생각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우리가 지금 벌이고 있는 싸움은 아주 오래된 형태의 전쟁이며 미국인의 국민성과 군사적, 정치적 능력에 딱 들어맞는 것이다. 이번 전쟁은 18세기 우리가 시작한 독립전쟁의 연장선 위에 있다. 테러 조직과 자살 공격대를 분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 목표는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이며 그들이 억압하고 있는 국민들이 우리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제2차 대전 때 우리는 일본의 가미가제 특공대를 두 가지 방법으로 격퇴했다. 하나는 이들의 돌격을 효과적으로 격추한 것이고 또 하나는 도쿄 정권을 무너뜨린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우리는 테러조직과 그들을 비호하는 정권을 파괴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별개 사안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은 문제의 본질을 잘못 파악하고 있다.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지 않고 가미가제를 근절할 수 없었듯이 독재정권을 전복하지 않고는 테러를 뿌리뽑을 수 없다.

우리는 인공위성 등 최신 정보망과 스마트 폭탄을 비롯한 첨단무기를 갖고 있다.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재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특수 부대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하면서 지식인과 외교관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무기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혁명군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비즈니스와 과학, 문학과 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매일 옛 것을 허물어뜨리고 새 것을 창출하고 있다. 우리의 적들은 이같은 우리의 창조성과 에너지를 증오한다. 이것이 그들의 전통을 위협하고 그들의 무능함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우리가 존재하는 한 그들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우리 존재 자체가 그들 권력의 정통성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살기 위해 우리를 공격해야 한다. 우리가 역사적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그들을 파괴해야 하는 것처럼. 이란과 이라크, 시리아와 팔레스타인 집권자의 미국에 대한 증오 뒤에는 그들 스스로가 자기 나라 국민들에 의해 증오 받고 있다는 공포가 숨어 있다. 그들의 권력 유지는 국민을 상대로 한 테러가 있기에 가능하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이라크, 이란, 시리아, 팔레스타인 국민들은 정권을 뒤엎을 것이다. 우리가 제대로 전쟁을 수행하면 이들 국민들이 이를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 중동 독재자의 비명소리는 이들도 이번 싸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우리는 항상 압제를 무너뜨려 왔다. 이번 중동 혁명 전쟁에서도 성공하리라는 근거는 얼마든지 있다. 18세기 민주주의 열풍은 미국이 시작한 것이다. 20세기 역사는 민주화의 위력을 웅변으로 보여준다. 우리의 적들은 역사의 쓰레기 통으로 사라졌다. 그것은 우리가 자유의 이름으로 싸우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의 붕괴와 테러 조직의 근절은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는 중동을 탈바꿈할 혁명전쟁의 서곡이다. 부시 대통령이 아프간 폭격과 구호물자 투하를 동시에 한 것은 ‘아프간 국민들에게는 도움을, 아프간의 압제자에게는 죽음을’이라는 우리의 의도를 분명히 보여준 것이다. 민중봉기를 유도하고 그를 지원하는 것이 혁명전쟁의 요체이다. 외교관은 불안정을 두려워하지만 독재에 기초한 안정보다는 혼란이 백번 낫다.

우리는 오랫동안 이라크 국민회의를 돕는 척 해 왔다. 그 지도자인 하메드 찰라비는 강인한 민주주의자일뿐 아니라 500년간 그 지역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던 집안 출신이다. 클린턴 행정부는 그를 돕는 척하다 결정적 순간에 저버리는 배신행위를 저질렀다. 부시 행정부는 이런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라크는 물론 이란과 시리아, 팔레스타인의 민주화 세력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우리는 인류의 운명을 개선할 중요한 고비에 서 있다. 소심이 가장 큰 성공의 적이다. 우리가 형식적인 승리에 만족한다면 우리의 적들은 전열을 가다듬어 다시 우리를 공격할 것이다. 이번 전쟁이 걸프전의 재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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