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라파트의 마지막 기회

2001-12-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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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뉴욕타임스 사설

팔레스탄인 자치정부 수반인 야세르 아라파트는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하마스에 의한 예루살렘과 하이파 두 지역에 대한 자살폭탄 테러는 아라파트의 협상 파트너로서의 신뢰도를 산산조각 냈다. 하마스와 같은 테러조직을 뿌리뽑는 데 미온적인 자세를 취해온 아라파트의 구체적인 행동이 시급한 시점이다.

지난 96년 자살테러 조직을 무기력하게 한 아라파트의 전력이 이번에도 가시화되길 기대한다. 아라파트는 이번 사건 이후 즉각적으로 테러조직 일제단속에 나설 것을 천명했으니 앞으로 며칠간 말미를 줄 필요도 있다. 아라파트 자치정부의 치안당국은 테러조직 지도자와 조직원들을 처벌하고 일반 주민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진 무기들을 수거해야 한다. 폭력을 조장하는 어떠한 근거도 용납해선 안 된다.

아라파트가 진실로 반테러 조치를 취할 경우 이스라엘은 보복공격을 중단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분노를 삭일 조치를 취해야 한다. 웨스트뱅크와 가자지구에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을 중단하고 팔레스타인 타운을 둘러싼 경제봉쇄도 풀어야 한다. 그러면 아라파트도 이에 상응한 타협안을 제시할 것이다. 많은 결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아라파트는 권위와 파워를 겸비한 팔레스타인의 유일한 지도자다. 이스라엘도 그와 협상하는 게 최선책임을 명심해야 한다.


아라파트는 하마스나 과격파들의 눈치를 더 이상 보아서는 안 된다. 모호한 자세를 버리고 평화를 위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다. 지난 93년 오슬로 회담에서 시작된 평화 노력을 완성할 수 있는 지도자임을 드러내야 할 때다. 더 지체할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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