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프간 전쟁, 정의인가 불의인가

2001-11-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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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마이클 켈리/워싱턴포스트)

한 달전 미국과 유럽의 반미 반전주의자들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불의한 전쟁이라고 외쳤다. 그 이유는 9·11 테러는 전쟁이 아니라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경찰과 법원이 해결해야 할 문제며 전쟁을 할 경우 수백만 명의 무고한 아프간인이 폭격과 기근으로 사망할 뿐 아니라 결사항전을 부르짖는 탈레반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전쟁을 하지 않고는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를 아프간에서 축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일부는 탈레반이 빈 라덴과 그 일당을 국외로 추방해 재판 받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알 카에다는 탈레반과 공생관계로 얽혀 있으며 재정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오히려 탈레반보다 우월하다. 탈레반은 알 카에다를 내놓고 싶어도 그럴 형편이 못된다.

우리는 또 탈레반이 아프간 인을 대표하는 정권이 아님을 알게 됐다. 그것은 아프간인을 억누르는 외국 독재정권에 불과하다. 탈레반 정권의 권력은 아프간인이 아니라 탈레반과 알 카에다에 의해 수입된 수만명의 외국 용병의 총구에서 나온 것이다. 아프간인을 억압하는 세력을 분쇄하는 것은 무고한 아프간인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파시스트 독재에서 해방하는 것이다.


우리는 폭격으로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은 것이 아니라 구하게 됐음을 알게 됐다. 압제로부터의 해방과 동시에 구호식량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고 탈레반을 피해 도주했던 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오고 있다.
우리는 탈레반은 결사항전을 하기보다는 승자 편에 붙는다는 사실을 알았고 알 카에다가 아프간 전역에 수천명의 반미 테러리스트를 양성하기 위한 훈련소를 설치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좌파가 내뱉은 거의 모든 비판이 잘못임이 밝혀졌음에도 그들은 침묵이나 서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표적 반전운동가인 제임스 캐럴은 어제 보스턴 글로브지에 ‘이 전쟁은 정의롭지 않다’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그의 주장은 세 가지다. 첫째는 우리가 이 전쟁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언론인들이 정부의 심한 통제를 받고 있고 애국심에 도취해 있기 때문에 공정한 보도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브지를 훑어만 봐도 이런 주장이 잘못이라는 것이 금방 드러난다. 지금 아프간 전역은 미국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기자들로 득실거리고 있다. 이들은 해방된 아프간 거의 모든 지역과 일부 전투 지역에서 매일 기사를 보내고 있다. 그러다 6명이 사망했다.

캐럴은 아프간 전역에 투하된 엄청난 양의 폭탄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고 쓰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안다. 수많은 기자들이 폭격의 효과에 대한 기사를 이미 보내왔다. 미국 기자는 그렇다 치고 다른 나라 기자들은 어떤가. 그들도 미국에 대한 애국심에 눈이 멀어 잘못된 기사를 쓴다고 말 할 수 있겠는가.

그의 두 번째 주장은 탈레반과 여성의 해방이 반갑기는 하지만 이는 테러리즘을 분쇄한다는 전쟁의 주목적에 비춰볼 때 부수적인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사실과 다르다. 탈레반의 붕괴는 부수적 결과가 아니라 아프간 전의 양대 목표 중 하나다(다른 하나는 알 카에다의 파괴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위험한 테러 조직을 비호한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은 테러 조직을 무찌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세 번째 주장은 전쟁이 아니라 경찰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벌을 받아야 할 것은 범죄자들이지 무고한 아프간 국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범죄자인 알 카에다와 탈레반은 벌을 받고 있다. 아프간 인들은 범죄자의 압제로부터 구해준 우리에게 감사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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