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기 낙관 아직 이르다

2001-11-23 (금)
크게 작게

▶ 미국의시각

어제 주가가 다소 내려갔지만 올해 초부터 지속돼 온 베어마켓은 뉴욕테러로 떨어졌던 주가가 20% 이상 올라 기술적으로 끝이 났다고 할 수 있다. 주가의 동향이 경기를 미리 예측하는 잣대가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 후반기 경기 반등은 예상대로 현실화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 앞에는 큰 암초들이 놓여 있다.

소비자 신뢰는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기업수익 악화, 파산, 실업 등이 향후 수개월 동안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업계의 무이자 융자 프로그램에 힘입어 자동차가 많이 팔렸다고 하지만 10월 소매판매 신장률은 1%에 불과했다. 게다가 지난 1월 이후 최대 신장률이란 게 그렇다.

물론 호재도 있다.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10월 주요 경기지표들이 비교적 잘 나왔다. 저렴한 개스값은 소비자들이 차를 몰고 집을 떠나 돈을 쓰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전황에 대한 신속하면서도 긍정적인 쪽으로 전개되고 있는 점도 경제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의 지원을 받은 터키가 경제개혁을 잘 진행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의 금융위기도 아직 인접국에 심각한 파장을 미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건물 신축허가 신청이 감소한 것은 주택시장이 내리막으로 돌아섰다는 것을 시사한다. 주택가격이 떨어지면 소비자들이 움츠리게 된다. 또 의회가 경기 진작책에 대해 이달 말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주식시장은 동요할 것이다. 아르헨티나 금융위기의 불길이 다시 솟아오르면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경제가 숲에서 완전히 빠져 나왔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