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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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안보리가 나설 때

2001-11-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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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간전쟁 어떻게 되나

아프가니스탄 북부동맹군이 마자르 이 샤리프 전투에서 탈레반군에 승리한 뒤 수일만에 북부지역을 장악하고 탈레반군은 카불에서 철수하고 있다. 이제는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이 자체 정부를 수립하기 전까지 수도 카불의 행정을 책임질 국제 행정기구를 구성해야 할 시점이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강조하듯, 이같은 국제 행정기구가 정치보복을 막고 향후 아프가니스탄 정정 불안을 해소할 중요한 장치가 될 것이다. 북부동맹은 북부 아프가니스탄의 부족연합에 불과하다. 북부동맹이 북부지역에서는 인정을 받을지 모르지만 다인종이 살고 있는 카불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카불 주민들은 북부동맹 일부 지도자들이 90년대 초 카불에서 권력을 휘두를 때의 쓰라린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인권유린, 대량학살, 엄청난 실정, 내전 등으로 3만여명이 숨지고 카불이 쑥대밭이 됐다. 이같은 일이 재발되면 탈레반의 남부 거점인 칸다하르에 대한 탈레반의 장악력만 강화시켜 주는 꼴이 될 것이다.


결국 국민정부는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이 고루 참여하는 가운데 형성돼야 하겠지만 그때까지 행정 책임을 누가 맡을 것인가가 문제다. 이는 유엔의 국제기구에 속한 공공요원들이 맡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치안을 위해 평화유지군이 주둔해야 한다. 평화유지군에는 터키,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와 같은 무슬림 국가들이 동참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같은 과도 행정체제에 대한 승인절차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로 신속하게 처리돼야 한다. 이것이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이 지난 10년간 빼앗겼던 평화와 안정을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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