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시각
▶ (마이클 켈리/ 워싱턴 포스트)
’부르주아 보헤미안’이란 뜻의 보보족이란 말을 만들어낸 데이빗 브룩스는 위클리 스탠다드 최근호에서 9·11 테러는 미국인의 정치관을 바꿔놨다고 말했다. 변화의 가장 큰 특징은 정부 기관의 정통성이 새롭게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브룩스는 ‘좌우파 모두 반체제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이번 테러는 특히 좌파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고 적고 있다. 좌파 쪽은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리버럴 성향의 정치인과 그 위에서 노는 학자나 문인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 학자나 문인은 가부장제와 식민주의 등 권력 집단 피해자의 옹호자를 자처하고 있다.
이번 테러는 이들 두 그룹의 사이를 갈라놨다.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리버럴들은 정부와 국민의 편에 섰다. 리버럴의 대표격인 빌 모여즈는 19일자 네이션지에 ‘30년 만에 처음 미 국민 대다수가 정부가 올바른 일을 할 것으로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미 국민들에게 정부는 이제 이름 없는 관료나 정상배가 아니라 용감한 구조대원이나 군인의 이미지로 부각되고 있다’고 적었다. 반면 극좌 학자와 문인들은 이번 테러를 미국이 저지른 죄악에 대한 업보로 생각하고 있다.
이 같은 좌파의 분열은 두 가지 결과를 가져왔다. 하나는 책임 있는 좌파의 등장이며 다른 하나는 반 세계화 운동의 퇴조다. 미국의 노동자들은 이제 반미와 반전 구호를 외치는 데모 행렬이 아니라 테러 희생자를 돕기 위한 구조대원들의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