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터키 카드를 활용하라

2001-11-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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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윌리엄 사파이어/ 뉴욕타임스)

(연옥에서 임금 및 가격 통제령을 내린 죄를 속죄하고 있는 닉슨 전대통령을 불러내 인터뷰를 가졌다)

-지금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가.
▲그것도 전쟁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수염 기른 미친놈들을 가볍게 폭격하는 것에 불과하다.

-몇 개 사단이라도 파견하라는 말인가.
▲그렇지는 않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집단을 분쇄하고 매수와 암살로 적진을 교란하는 등 1단계 작전은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 문제는 그가 대국적 그림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적을 알라는 말이다. 빈 라덴과 테러조직이 아니라 회교권을 장악하려는 세력이 문제다. 그들은 사우디와 쿠웨이트의 기름을 원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온건 회교도와 기독교도, 유대교도들을 몰살시킬 수 있는 생화학 무기를 구입할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어떻게 그들을 저지할 수 있는가.
▲중국 카드를 써 공산권을 분열시킨 것처럼 터키 카드를 써 회교권을 분열시켜야 한다. 터키는 가장 강한 군대를 지닌 비종교적 회교국가다.

-터키는 100명의 특수 부대 요원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더 이상을 요구하란 말인가.
▲아프간이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처럼 정세가 유동적일 때 기회를 잡아야 한다. 나라면 터키에 이라크 북부 3분의1을 떼어주겠다는 협상을 체결하겠다. 그 지역 대부분은 현재 쿠르드족 수중에 있다. 이 지역은 이라크 석유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키르쿡 일대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려면 전쟁을 해야 하지 않는가.
▲사담이 생화학 무기를 개발하고 테러리스트를 지원하고 있다는 구실로 속전속결을 하면 된다. 터키가 이라크에 우호적인 정부를 세워주는 대가로 공군력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지원을 약속한다. 그 후 이라크로 하여금 마음껏 석유를 생산케 하면 OPEC는 파탄에 직면할 것이다.

-터키는 무엇을 얻는가.
▲첫째는 돈이다. 이라크 북부 지역은 하루 200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할 수 있다. 이 일대를 쿠르디스탄이란 자치주를 만들면 골칫거리이던 쿠르드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려면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한다. 아랍 각 국이 가만있겠는가.
▲터키는 회교권이기는 하지만 아랍권은 아니다. 시리아가 터키를 상대로 테러 활동을 벌여온 자들에게 기지를 제공하자 터키는 국경지대에 대군을 배치했다. 그러자 시리아는 이에 굴복, 테러리스트를 터키 측에 넘겨줘 이들은 지금 터키 감옥에서 복역중이다. 국경에 너무 신경 쓸 것 없다. 이라크는 20세기 들어 영국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이스라엘이 나라가 된 것도 50년 밖에 안됐고 머지 않아 팔레스타인 국가가 창설될 예정이다. 시대가 바뀌면 국경도 바뀌어야 한다.

-아프간의 빈 라덴은 어떻게 응징할 것인가.
▲중동에서의 돈과 권력의 흐름을 바꾸면 빈 라덴 일파쯤은 저절로 무너진다. 이 기회를 중동 판도를 새로 바꾸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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