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는 테러경고
2001-11-01 (목)
테러정국에 대처하려고 애쓰는 미국민들에게 법무부가 테러공격 경고를 내보냈다. 그러나 지난 10월11일의 첫 경고 때와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않았다. 어느 나라가 공격 대상인지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국민들 스스로 알아서 하라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수준이다. 핼로윈 파티에 아이들을 집밖으로 내보내지 말아야 하는지, 야구 월드 시리즈를 구경가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 사업가가 비행기를 타야 하는 출장을 포기해야 하는지 등등의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치안을 맡고 있는 일선 경찰 당국조차도 법무부의 두루뭉실한 경고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른다고 볼멘소리다. 국가안보국장 탐 리지는 "정부는 정확치는 않지만 신뢰할 만한 정보를 갖고 있으므로 이를 국민들과 공유할 책임이 있다"며 경고 발령을 정당화했다.
그러나 리지가 발표한 내용보다도 정부는 더 많은 내용을 알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데 보안상 이를 감추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문제는 국민에게 알려야 할 내용의 수준과 보안을 지켜야할 내용의 수준을 잘 구획 정리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턴저균 공격에 대해 정부가 우왕좌왕하며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지적된다. 정부가 신뢰할 만한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해야 국민이 정부를 믿게 된다. 지금은 국민 모두가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에게 보다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