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라크 연관 왜 감추나

2001-10-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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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Voice of America

두 명의 워싱턴 DC 우체부가 사망하고 뉴저지에서 또 한 명이 감염되는 등 탄저균 테러가 계속되고 있다. 우리가 여기서 기억해야 할 점은 탄저병이 얼마나 희귀한 질병인가 하는 점이다. 자연 상태에 있는 균에 의해 감염되는 일이란 거의 없다.

편지를 통해 전달된 탄저균은 아마추어의 소행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정도의 탄저균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미국에서도 5명, 전 세계적으로도 네 나라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 네 나라는 미국과 영국, 러시아와 이라크뿐이다. 이번 테러에 국가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은데도 부시 행정부는 이를 애써 부인하려 하고 있다. 탐 리지 조국수호국장은 이번 탄저균이 무기가 아니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애시크로프트 법무장관도 탄저균 테러와 9·11 테러와의 연관성을 아직 입증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행정부 관리들의 발언이 테러와의 전쟁을 이라크에게까지 확대시킬 지에 관한 토론이 진행중인 가운데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정부 태도는 20년전 교황 암살 계획에 소련이 연루돼 있었느냐는 토론을 연상시킨다. 이 사실이 밝혀질 때 취해야 할 행동에 대한 우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그 결과 알기를 원하지 않았다. 이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에야 사실로 드러났다. 우리는 이런 전례가 되풀이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관심이 흐려질 것에 대한 우려는 이해가 가나 정부가 국민에게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테러 위협의 진상을 밝히는 것이다.

(월 스트릿 저널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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