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주 망치는 주지사

2001-10-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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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시각

▶ (월 스트릿 저널 사설)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가장 덕을 본 정치인은 게리 콘딧 연방하원의원과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다. 그러나 데이비스는 곤경에 직면해 있다. 그가 내세운 에너지 위기 해결책이 엉터리로 판명 났기 때문이다. 세수의 급감과 어리석은 지출, 신용 등급 추락 등으로 가주는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해 있다.

가주 재정난이 시작된 것은 2000년 5월 잘못된 전기 값 자유화로 전력 위기를 겪으면서부터다. 도매가는 묶어 놓고 소매가만 자유화해 전기회사가 파산 위기에 직면하자 주지사는 소매가를 현실화하는 대신 정부가 전기를 직접 사고 그에 필요한 재원을 일반 기금에서 충당하거나 공채를 발행해 메우는 방법을 택했다. 전기 값 인상과 선선한 날씨로 전력난이 해소되자 일부에서는 데이비스의 정치적 부활을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불경기로 세수가 급속히 줄면서 그의 해결책이 엉터리임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가주 정부는 그 동안 전력 공급회사가 적자를 낸 140억 달러, 일반 기금에서 빼 쓴 125억 달러, 주정부가 비싸게 장기 계약을 맺은 전기 값을 지불해야 한다. 이로 인한 가주 예산 적자가 내년에는 10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리처드 리오단 전 LA 시장이 데이비스를 누른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데이비스는 이같은 문제를 전임자 탓으로 떠넘기려 하고 있지만 결국 그에 대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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