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단체장들 입모아...한청련은‘즉각 중단 ‘요구 성명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폭격에 미국인들이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주 한인들은 테러에 대한 응징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미 여론조사에 따르면 9·11 테러 주범 오사마 빈 라덴의 미국 인도를 거부한 아프가니스탄을 응징해야 한다는 쪽이 90%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으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는 소규모 반전 시위도 산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한인사회에서도 미국의 한 시민으로서 테러 희생자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지만 전쟁은 막아야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재미 한국 청년연합(회장 윤재중) 산하의 시애틀 한국 청년연합은 9일‘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공격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공격은 고귀한 인간의 생명에 대한 또 하나의 폭력행위라며“미국은 당장 보복 전쟁을 중단하고 근본적인 테러 방지를 위해 미국에서 9·11같은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겸허한 자세로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애틀 한인회의 이영조 회장은“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9·11 테러는 이민문호 축소 등 소수계 이민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고 있다. 이런 마당에 이 같은 성명서 발표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 본보에 전화를 걸어 온 한 독자는“우연히 TV에서 한 한인 여성이 기자에게 전쟁을 반대한다고 말하는 것을 봤다. 소수계 이민자들이 눈총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입 조심을 해야지 않겠느냐”며 흥분했다.
전시상황에서 미주 한인들이 취해야할 바람직한 자세는 어떤 것인지 한인 사회단체장들에게 들어봤다.
▲김경곤 타코마 한인회장: 더 큰 테러 발생을 막고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다. 사건 발생 후 즉각 공격을 감행하지 않고 아프간과 협상을 시도한 뒤에 결국 공격을 명령한 부시 대통령의 입장을 이해한다.
▲ 홍낙순 그로서리협회장: 민간인 대량 살해란 테러방법은 반드시 응징돼야 한다. 이번 사건을‘우리의 아픔’이라 생각하고 정부의 방침에 긍정적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변인복 시애틀 기독교회연합회장: 어떤 이유로든 테러나 전쟁은 있어선 안 된다. 그러나 미국의 한 시민으로서 국익에 먼저 앞장을 서야하며 공의와 정의란 이름아래 잘못을 저지른 자는 마땅히 응징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