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영주 영재교육 칼럼

2001-10-03 (수) 12:00:00
크게 작게

▶ 성공의 조건 (11)

삶 속에서 겪는 특별한 경험이나 사건 및 기회는 지금까지 가져왔던 생각과 관심을 바뀌게 해주거나 일과 학습에 대해 새롭고 진지한 태도를 갖게 해줄 때가 많다.

특별한 경험이란 ▲관습과 인습에 얽매이지 않고 ▲독특하고 희귀하며 ▲색다른 상황에 처해지는 것을 말한다. 특별한 사건이란 갑작스런 번개나 천둥처럼 단 번에 강렬한 충격을 주는 사람, 사건 또는 사물을 접하는 것을 의미하며, 특별한 기회란 연구, 관찰, 실험, 발표와 같이 일상을 탈피한 특별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쥬라기 공원’의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명감독이 된 것은 부모가 제공해준 다양하고 희귀하며 비상식적인 특별한 경험 때문이라고 한다. 스필버그가 보이스카우트에서 실시하는 영화제작 경시대회에 참가했을 때 그의 아버지는 어린 그에게 당시 최고급 8mm 비디오 카메라를 사줬고, 그의 어머니는 집안을 온통 하얗게 페인트 칠 한 후 파란 카펫을 깔아주었다. 그리고 1950년형 군용 지프차를 타고 온 가족이 사막으로 달려가 스필버그의 지시대로 우습고 이상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다양한 포즈를 취해 줬다.


스필버그가 무서운 공포 영화를 만들기 위해 부엌 천장에서 무엇인가 흉칙한 것이 흘러나오는 장면을 촬영하고 싶어했을 때도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비상식적인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주었다. 어머니는 체리 통조림 30개를 사서 압력솥에 넣고 끓인 후 폭발하게 만들어 부엌을 온통 빨갛게 물들게 했다. 영화 촬영이 끝난 후 체리 자국과 냄새를 완전히 없애는데 1년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

스필버그의 어머니가 그에게 제공해준 경험들은 번개와 같이 강렬한 것은 아니지만 그가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번득이는 영화 감독이 되게 해준 밑거름이 됐다고 스필버그는 회상했다.

장영주가 1993년 가을 뉴스위크지에 의해‘금세기 10대 천재’로 뽑힌 것은 대가와의 특별한 만남과 연주 기회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장영주는 네 살 때부터 음악가인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바이올린 공부를 시작했고, 여섯 살 때 아버지의 은사인 줄리아드 음대의 딜레이 교수에게서 정식으로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덟 살 때인 1990년 당시 뉴욕 필하모니의 지휘자인 주빈 메타를 만나게 되면서 음악계에서 우뚝 설 기회를 갖게 됐다.

메타는 장영주의 연주를 들어보고는 이틀 후에 열릴 예정이던 연주회 프로그램을 급히 바꿔 그녀를 무대에 세운 뒤,“하늘이 보낸 음악 천사가 우리 곁에 왔다”는 찬사로 그녀를 청중에게 소개했다. 장영주는 이를 계기로 바이올린 자체에 재미를 느끼게 됐고 피나는 수련의 길에 자진해서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러한 특별한 경험, 사건, 기회는 넓고 깊게 요동치는 물결이 되어 오랜 기간 동안 뇌리에 박혀서 꿈을 갖고 또 그를 향해 정진하게 만드는 청량제가 되어준다. 이 청량제는 꿈을 이룰 때까지 아무리 어렵고 힘든 수련 과정도 넘기게 만드는 에너지가 돼준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