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리건주는 아시안 땅?

2001-05-24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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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년간 58% 증가...한인도 43% 늘어

오리건주의 아시안 이민자가 크게 늘어 포틀랜드 등 주요도시의 모습을 크게 바꿔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센서스국은 지난 10년 동안 오리건주의 아시안 주민수가 58% 증가, 히스패닉에 이어 두 번째로 급성장한 소수계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특히, 베트남계 이민자수는 이 기간동안 두 배 이상 증가한 1만9천명, 중국계는 53% 늘어난 2만9백명, 한인은 43% 증가한 1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한인들은 특히 비버튼을 중심으로 하는 워싱턴 카운티에 밀집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내 아시안 주민 수는 10만1천명으로 아직은 전체인구 340만의 3%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이 밀집해있는 포틀랜드 인근지역은 아시안 커뮤니티의 색채가 완연해 지고있다.

한글, 중국어 등 아시안 언어로 쓰인 상점간판이 점차 많이 눈에 띄고 한국식당, 중국식당, 베트남식당 등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포틀랜드 주립대학 인구조사센터의 베리 에드몬스톤 소장은 "영문 간판을 내걸지 않는 한인들만을 위한 샤핑센터가 들어서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이발을 하고 싶으면 한인이 운영하는 이발소에 가면 되므로 영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편리한 점들이 LA와 마찬가지로 이민자들이 포틀랜드로 더욱 몰리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아시안 밀집지역의 이민자 증가는 폭발적이다. 워싱턴 카운티는 지난 90년 이후 두 배나 늘었고 클라카마스 카운티도 133%나 증가했다.

한인 거주자 수도 클라카마스 카운티에서 86%, 워싱턴 카운티에서 73%가 각각 증가했다.

이들이 포틀랜드 지역으로 오게된 동기도 친척과의 합류, 직장, 유학 등 다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11년 전 자녀교육을 위해서 이곳으로 이민왔다는 제인 공씨는 현재 남편과 비버튼에서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인 여성과 결혼한 한인2세 데이브 김씨는 “한인 부모들의 교육열은 대단하다”고 강조했다.

15세 나이에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온 김씨는 이민오기를 잘했다며 “한국은 자유국가이긴 하지만 작고 복작거려서 미국생활이 훨씬 여유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의 아시안 이민자들은 비버튼에 본사를 둔 나이키나 반도체 회사 인텔 등 대기업에 취업해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주 상원의원을 여러 차례 역임한 한인 임용근 의원이 지난해 물러나는 등 아시안들의 정계활동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주의회의 유일한 동양계인 매이 이 의원(민주, 얼바니)은“아시안들은 대부분 사업이나 교육계에 진출해 있고 정계에는 거의 없는 편”이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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