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보편적 의식구조 가운데 하나로 부정부패에 대한 극심한 불감증을 꼽을 수 있다. 이 불감증은 정치와 경제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삶의 구석구석에 독버섯처럼 만연해 있다. 지도자도, 일반국민도 원칙을 지키며 살겠다는 의도를 이미 오래 전에 팽개쳤다. 미주한인들도 이런 의식구조를 그대로 지닌 채 이민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오늘날, 비판과 가치문제를 담당해야 할 교육과 종교는 불행하게도 사업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심지어 부모들조차 자녀들에게 정직과 진실을 가르치려는 의지가 없어 우리의 미래를 더욱 암담하게 만든다.
부정부패의 척결은 정직과 진실을 중시하는 개인의 가치관 정립에서 비롯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떳떳해야 한다. 자신에게 정직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에 대해서 위선자일 뿐이다.
정직과 진실이 없으면 자신과 자신의 행위를 존경할 수 없다. 또 그런 존경 없이는 우리의 행위가 결코 기쁘지 않을 뿐 아니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공허감과 비굴감이 찾아들게 된다. 나아가 우리의 자녀와 다음 세대들로부터 존경받기를 포기해야 한다. 자신이 자신의 행위를 존경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존경받기를 기대하겠는가?
정직과 진실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는 거짓을 행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간파하고 관찰하려는 의도와 용기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자기의 위선이 의식의 거울에 비치면 이내 거기서 도망가거나 자기를 정당화 혹은 합리화 시키려든다. 그런 자기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고통스럽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상의 방법은 그 문제의 본질을 알고 이해하는 것이다. 문제를 이해한다는 것은 자신을 이해한다는 의미이다. 자신에 대한 이해 없이는 진정한 의미의 가치 있는 삶을 기대할 수 없다.
진실되기 위해서는 우리는 과감하게 가치관을 바꿔야한다. 가치관의 변환은 낡은 허물을 벗는 것이다. 구태를 벗는 작업엔 항상 고통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 괴로움을 받아들이지 않고는 진정한 인생의 성장과 성숙을 기대할 수 없다.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마음을 훨씬 편안하게,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위대한 방법이다.
자신의 거짓 진실을 알아차리고 들여다보는 것. 이것이 곧 우리가 삶에서 추구해야 할 전부이다. 그렇게 하면 삶의 의미와 행복은 인과관계의 물리적 원리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찾아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