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를 사고 팔 때 반드시 에스크로를 통해서 매매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셀러의 부채나 미납 세금 문제를 투명하게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통은 에스크로가 많이 사용된다. 사실상 주위에서 에스크로를 이용하는 것을 과외의 불필요한 경비로 생각했다가 비즈니스를 매입한 후에 셀러와 바이어가 비즈니스 매매와 관련해 소송을 벌이는 경우가 흔히 있다. 관련법을 설명해 본다.
<문> 에스크로를 열 경우 에스크로 에이전트에게 주는 ‘지시사항들’이 있는데 이것도 일종의 계약인가. <답> 물론이다. 이러한 지시사항을 영어로 ‘Escrow Instructions’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셀러와 바이어가 모두 서명토록 되어 있으며 매매계약서(sales contract) 만큼 중요한 셀러와 바이어간에 계약서이다. 커머셜 에스크로 회사나 타이틀 컴퍼니를 에스크로 에이전트로 사용할 경우에는 그들은 자신의 회사가 미리 프린트한 스탠더드 형태의 에스크로 지시사항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비즈니스 매매가 복잡하다고 생각될 경우에는 셀러나 바이어의 변호사가 에스크로 지시사항을 별도로 작성하거나 아니면 공동으로 작성해 에스크로 에이전트에게 넘겨주기도 한다. 그러면 에스크로 에이전트는 이 지시사항들에 적힌 대로 일을 하도록 되어 있다.
<문> 에스크로 지시사항에 양측이 서명한 후 한 쪽이 이 지시사항을 위반했을 경우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나. <답> 물론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에스크로 지시사항은 계약서이기 때문에 이에 서명한 당사자들은 이 계약을 따라야 법적 의무가 있다. 또한 에스크로 지시사항에 이 지시사항을 어길 경우 이로 인해 소송이 벌어졌을 경우 이 소송에서 이긴 쪽이 진 쪽으로부터 소송에 든 변호사비를 청구할 수 있다는 ‘변호사비 조항’을 넣으면 변호사비를 걱정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리고 일반 법정 소송은 변호사비나 경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법원을 통한 법정 소송보다는 중재(arbitration)로 에스크로와 관련된 분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미리 에스크로 지시사항에 중재를 통한 분규에 양측이 합의하는 조항을 첨부하는 것도 좋다.
<문> 비즈니스 매매와 관련해 에스크로를 열 경우 바이어가 특히 신경을 써야 하는 사항들은 무엇인가. <답> 우선 비즈니스 매매가 ‘Bulk Sales Law’에 따라서 매매공고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이 매매공고 조항을 에스크로 지시사항에 반드시 넣어 에스크로 에이전트가 이 법에 준수해 매매공고를 함으로서 바이어가 본의 아니게 셀러의 부채를 넘겨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겠다.
또한 셀러가 미납한 세일즈 택스 등 세금부채가 없다는 증서를 세무국으로부터 받아내 줄 것을 에스크로 에이전트에게 요구해야 하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그리고 셀러가 비즈니스에 걸린 린에 대해 바이어에게 정직하게 공개하지 않았을 경우에 대비해 에스크로 에이전트에게 비즈니스에 걸린 린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주총무처에 조사해 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 이러한 조사를 하려면 ‘UCC-3’을 주총무처에 제출하면 된다.
인벤토리 조사를 하는 방법과 일자에 대해서도 양측이 합리적인 선에서 합의를 끌어내는 일도 중요하다. 그리고 비즈니스 인수 날짜를 기준으로 셀러의 기존 비즈니스 경비 중 일부를 바이어가 부담해야 하는 경우라면 에스크로를 닫기 전에 그 액수가 얼마인지를 서로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문> 셀러가 바이어에게 판매대금의 일부를 빌려주는 경우 셀러는 어떤 사항에 유의해야 하나. <답> 채권자인 셀러는 우선 ‘promissory note’를 만들어야 하고 이 부채증서에 대한 담보물을 잡아야 할 것이다. 가장 흔한 방법이 바이어가 사는 비즈니스에 린을 거는 담보문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이 린을 걸려면 ‘UCC-1’을 작성해 주총무처에 제출하면 된다. 부채증서에는 셀러가 바이어에게 빌려주는 돈 총액뿐만 아니라 바이어가 매달 일정액을 셀러에게 갚아야 하는 경우 매월 언제 월부금이 납부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이 날짜를 바이어가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바이어에게 물린다는 조항, 바이어는 셀러에게서 빌린 돈을 몇 년 안에 연간 몇 퍼센트의 이자로 가산해 갚아야 한다는 조항, 그리고 바이어가 월부금을 몇 달간 미납했을 경우에는 ‘default’로 간주해 담보물을 처분할 수 있다는 조항도 넣어야 한다.
이 부채증서나 담보문서는 반드시 비즈니스를 사고 팔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채권자와 채무자의 관계가 발생할 때는 언제나 정확하게 해두어야 하는 중요한 문서이다. 채무자가 자필로 적당히 쓴 부채증서만 믿고 돈을 빌려주었다가 나중에 곤혹을 치르는 채권자들이 의외로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