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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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계약서 작성

2001-03-0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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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법 (30)

▶ 강정억 변호사

매매계약서는 바이어와 셀러가 서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조항들을 일목요연하게 적어놓은 문서이다. 계약서는 미리 인쇄된 계약서 용지를 세일즈 에이전트나 또는 시중의 문방구를 통해서 구입해 사용하기도 하지만 매매 당사자들이 거래에 보다 신중을 기하기 위해서 자신의 상황에 맞는 계약서를 전문가를 통해서 작성하기도 한다. 매매계약서 작성시 주의사항에 대해서 설명해 본다.

<문> 비즈니스를 앞으로 코퍼레이션으로 운영하고 싶은 바이어는 계약서에 바이어의 이름을 어떻게 적어야 하나.

<답> 현재 코퍼레이션을 설립하지 않은 상태라면 개인의 이름을 사용해 개인소유의 형식으로 구매해도 되지만 앞으로 코퍼레이션으로 이 비즈니스를 운영하고자 할 때는 계약서를 작성하기 전에 코퍼레이션을 설립해 이 코퍼레이션이 바이어가 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 이유는 일단 개인소유의 비즈니스를 코퍼레이션으로 바꾸려면 법적으로 또 다른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두 번의 절차를 거치는 것보다는 미리 코퍼레이션을 설립하면 바이어가 직접 코퍼레이션이 되기 때문에 또 한 번의 절차를 거치는 데 드는 경비와 번거로움이 없어서 좋다. 그러나 코퍼레이션을 새로 설립해 이 코퍼레이션이 비즈니스 구매에 필요한 자금의 일부를 론을 받을 경우 은행이나 셀러는 코퍼레이션이 아닌 개인이 이 론에 대해서 개런티를 서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문> 비즈니스 구매시 바이어는 트레이드마크나 서비스 마크를 인수받을 수도 있나.

<답> 있다. 그러나 바이어의 구매 자산에 ‘굿윌’이 포함될 경우에만 가능하다. 따라서 매매 계약서에 ‘구매하는 자산’을 열거할 때 ‘굿윌’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셀러가 갖고 있는 트레이드마크나 서비스 마크도 인수받을 수 있다. 연방이나 주정부에 등록이 되어 있는 트레이드마크를 인수받은 바이어는 트레이드마크가 바이어에게 양도되었음을 알리는 서류를 연방 상표 특허국이나 캘리포니아주 총무처에 접수시켜야 한다.

<문> 셀러가 비즈니스의 ‘굿윌’은 양도하면서도 비즈니스 이름(trade name)의 양도는 거부할 수 있나.

<답> 물론이다. 사실상 비즈니스의 ‘굿윌’은 양도가 가능한 비즈니스 자산이며 ‘굿윌’을 양도할 때 셀러는 비즈니스 이름도 양도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러나 셀러가 ‘굿윌’을 양도했다고 해서 바이어가 셀러의 비즈니스 이름을 자동적으로 양도받지는 않는다. 따라서 바이어가 셀러의 ‘트레이드 네임’을 양도받고자 할 때는 구매계약서의 ‘구매자산 리스트’에 ‘굿윌과 트레이드 네임’이라고 적어 넣어야 한다.

<문> 그러면 셀러는 왜 트레이드 네임을 바이어에게 매매하려고 하지 않나.

<답>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셀러가 현재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트레이드 네임을 다른 비즈니스와 관련해서 사용하려고 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고, 또한 지금 팔고자 하는 비즈니스가 자신이 동일한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는 여러 개의 비즈니스들 중의 하나인 경우에도 셀러가 트레이드 네임을 양도하기를 거부할 수 있다.

<문> ‘굿윌’의 가치는 어떻게 정해야 할까.

<답> ‘굿윌’이란 비즈니스의 평판, 장소, 단골 손님의 수효와 같은 무형 자산이며 이 자산의 가치가 비즈니스 매매시 매겨지게 된다. 그러나 스몰 비즈니스의 경우 ‘굿윌’의 가치란 실제보다 부풀려지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스몰 비즈니스가 장사가 잘 되는 이유는 이 비즈니스에 내재해 있는 가치 때문이 아니라 오너가 잠자는 시간을 줄여 가면서 비즈니스에 쏟는 정성과 노력, 빠른 판단력과 순발력, 재능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예를 들어본다. A는 지난 20년간 프로듀스 마켓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왔다. A는 B에게 10만달러의 ‘굿윌’을 포함해 총 20만달러에 이 마켓을 팔았다. 트레이드 네임까지 양도받은 B는 열심히 비즈니스를 운영했으나 1년이 지나 비즈니스 결산을 해 보니 전 주인이 올린 매상의 3분의1밖에 되지 못했다. 그 이유를 분석해 보니 전 주인이 마켓 매상을 많이 올린 이유는 전 주인이 갖고 있는 가장 신선하고 맛있는 과일을 선별할 줄 하는 특별한 능력 때문이었다.

결국 B는 전 주인이 갖고 있는 개인적인 능력과 ‘굿윌’을 혼돈해 ‘굿윌’에 너무 많은 돈을 지불했다는 것을 뒤늦게 안 것이었다. 그러나 ‘굿윌’이 항상 이처럼 허상의 가치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매입하고자 하는 비즈니스에 따라서 바이어는 ‘굿윌’의 가치를 엄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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