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영사관 책장도 무너져...한국 친척들 안부전화 쇄도
올림피아를 비롯한 서북미 일대의 한인들은 50여년만에 덮친 강진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으며 앞으로의 지진발생 가능성에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 부근인 레이시 지역의 스캇 레이크 그로서리, 숏스탑 델리 그로서리등 한인 운영 업소들은 진열대위의 술과 음료수들이 반 이상 바닥에 떨어졌으며 전화불통에다 정전사태까지 빚어져 순식간에 수라장이 됐다.
7년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스캇레이크 그로서리 주인 이희근씨는“워킹 쿨러안의 맥주병들도 다 깨질 정도로 심하게 흔들려 기절할 뻔했다”고 말했다.
지진발생 후 잠시 전화가 통화되다 불통이 된 숏스탑 델리도 10여개의 술병이 와르르 떨어지며 박살나고 쌓아놓은 20여개의 맥주박스가 무너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강진이면서도 오래 지속된 이번 지진은 시애틀 다운타운을 비롯, 이사쿠아 등까지도 피해를 입혔다.
이사쿠아 몰 내의 테리야끼 보울 식당(주인 최광열)도 천장부근의 시계와 선반의 접시들이 떨어지고 주방의 솥까지 흔들려 기름이 밖으로 쏟아졌다고 말했다.
시애틀 다운타운 6가 유나이티드 빌딩 11층에 자리잡은 시애틀 총영사관의 총영사실에 있던 2.5미터 높이의 책장 2개가 심한 진동으로 바닥에 쓰러져 옆에 있던 나무탁자까지 박살났으며 비상계단 벽에도 1미터 가량의 균열이 생겼다.
총영사관측은 지진이 발생하자 사무실을 찾아온 민원인들을 비상계단으로 대피시키기도 했다.
11시경 지진이 발생하자 벨뷰의 김순희씨 등 한인들은 직장이나 등교한 자녀들의 안부를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었으며 한국이나 타주에서 시애틀 지진소식을 접한 친지들의 안부전화도 줄을 이었다.
한편, 올림피아 주청사내 래드빌딩에 위치한 마사 최 주경제개발무역장관 사무실도 심하게 흔들려 책상위의 컴퓨터가 바닥에 떨어지고 화분과 액자들이 산산조각이 났다.
건물 안전진단을 위해 이번 주말까지 주청사 건물 일체의 출입이 금지돼있어 최장관은 시애틀 다운타운 웨스틴 빌딩내 주무역개발 사무실에서 당분간 집무할 예정이다.
회랑 기둥에 여러 개의 균열이 생긴 주청사 돔빌딩에서는 지진 발생당시 폴신 상원부의장등 주상원의원들이 회의중이었다.
<김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