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에 접어든 김씨 부부는 올해로 결혼한 지 15년째이다. 그런데 이 부부에게도 중년의 위기가 찾아왔다. 부인은 남편이 자기 눈을 속이면서 외도를 한다고 속을 끓이고, 남편은 남편대로 마흔이 넘어서면서 어디를 가나 염치없이 굴어 천상 아줌마 티를 내는 아내가 못마땅하다. 갈등은 좀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더니 부부관계가 날이 갈수록 나빠 졌다. 급기야 부인이 이혼을 제안했다. 남들처럼 남편 덕에 호강은 못해도, 분수 모르고 바람을 피우는 남편과는 더 이상 살지 않겠다는 것이 부인의 단호한 입장이었다. 부인 김씨는 남편이 이혼의 원인제공자이므로 가능하면 재산도 자신이 많이 차지하고 싶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법원문턱에도 가 본 적이 없는 부인 김씨는 어떤 방법으로 이혼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이혼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부인 김씨가 이혼을 원한다면 먼저 카운티 슈피리어 코트에 이혼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이것은 이혼청원서을 법원에 제출하고, 이 이혼청원서를 남편에게 송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혼 소송을 하기 위해서는 부부중 한 사람이 이혼소송이 제기된 주에서 적어도 6개월, 그리고 해당 카운티에서 적어도 3개월 이상 살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부인 김씨는 어떻게 해서든지 결혼 중에 모은 부부 공동재산을 많이 차지하고 싶다. 남편이 잘못했다는 것을 법정에서 입증하면 부인의 소원대로 부인이 부부가 결혼 중 모은 공동재산을 더 많이 차지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모든 주에서는 결혼당사자 어느 한쪽이 원하면 다른 편의 의향과 관계없이 이혼을 할 수 있다. 법원은 굳이 이혼사유로 잘못을 전제조건으로 하지 않는다. 결혼 생활 중 모은 재산은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일부주에서는 쌍방이 절반씩 공유하도록 되어 있다. 설사 부부중 한쪽이 다른 쪽보다 결혼생활 내내 소득이 많았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김씨 부부의 경우 남편이 부인에게 자발적으로 재산을 더 주겠다고 동의하지 않는 한 부인이 절반이상의 소유권을 주장하기 어렵다.
- 김씨 부인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남편으로부터 생활비를 받고 싶다. 생활비를 재판 확정전에 받을 수 있는가? 원칙적으로 받을 수 있다. 부인은 OSC(Order to show Cause)청문회 절차를 거쳐 생활비를 남편에게 청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경우 남편이 부인보다 현저히 수입이 많거나 부인이 생활능력이 없어 남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어야 한다. OSC 청문회에서 내려진 결정은 재판이 끝날 때까지 유효하다. 미성년자 자녀 양육비 나 접금금지명령등도 바로 이 OSC 청문회를 통해 받을 수 있다.
-김씨 부부 중 한 사람이 이혼재판이 진행 중 재혼을 해야 할 사정에 생겼다. 이혼 수속이 끝나기 전에 재혼을 할 수 있는가?
물론 안 된다. 이혼수속이 완전히 끝난 후라야 재혼이 가능하다. 이혼이 확정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부인이 남편에게 청원서와 소송통지서를 송달한 날로부터 반년이 지나야 된다. 소송기간이 길어지면 최종 이혼 확정일 도 그만큼 늦어질 수 밖 에 없다.
-김씨 부인은 가급적 이혼에 부수되는 비용을 줄이고 싶다. 그래서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면 변호사를 고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이혼 소송을 하는데 변호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가?
반드시 그렇지 않다. 변호사의 도움없이 소송당사자가 직접 재판을 하는 사례가 가장 많은 분야가 바로 이혼이다. 그렇지만 결혼기간이 짧고, 재산과 미혼자녀가 없는 경우에 할 수 있는 약식 이혼이나 괄석으로 가는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법원에 제출해야 할 서류가 많고 절차도 만만치 않아 문외한이 단독으로 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