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본사를 둔 식품업체 A사는 그동안 이 회사 생산품을 다른 업체를 통해 미주시장에 수출해 왔다. 그렇지만 수출 물량이 늘면서 A사는 직접 미주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다른 중견기업들이 그렇듯 중간업체를 거치지 않고 미주시장의 교두보를 만드는 것이 A사의 꿈이다. A사는 근무평점이 좋고 사내에서 영어통으로 알려진 B과장을 지사 창설요원으로 파견해 미주지사를 차릴 계획이다. 이 회사 오너와 먼 조카뻘인 B과장은 회사 입장에서는 여러 모로 최적임자라 할 수 있다.
-A사가 B과장을 미주지사 창설요원으로 파견한다면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떤 비자를 취득해야 하는가?
▲A사는 현지법인을 설립, 이 현지법인을 통해 B과장이 L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주재원 비자로 알려져 있는 L신분은 한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 미국에 현지 법인이나 지사를 설립해 지사에 직원을 파견할 때 쓰는 비자이다. 이 업체처럼 아직까지 미국에서 진출경험이 없는 기업이라고 해도 미주지사를 설립하면 이 현지법인을 통해 곧바로 L비자 수속을 할 수 있다. B과장은 A사의 장기근속자이고 현지법인의 책임자이므로 자격 요건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하겠다.
참고로 L비자는 비단 기업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비영리 단체나 종교 단체도 L비자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기업의 경우 현지법인과 본사가 반드시 같은 종류의 비즈니스를 할 필요도 없다.
-A사는 현지법인이 설립되면 B과장 이외에 실무직원을 한둘 더 계속 파견하고 싶다. 이들 직원들도 L비자를 취득할 수 있는가? 아울러 A사는 이들 직원이 얼마나 오랫동안 미국에 체류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현지 법인은 관리나 경영을 할 수 있는 B과장 같은 경영관리직 이외에도 현지 지사 운영에 필요한 기술을 가진 인력에 대해서도 청원서를 낼 수 있다. A사 현지법인은 신생법인이므로 이 회사 파견 직원들은 우선 1년짜리 비자를 받게 된다. 이민국은 1년 후 현지법인이 낸 청원서를 재심사하게 된다. 이때 심사기준은 직원 수와 영업실적 등이다. 경영관리직은 L신분을 7년 동안 가질 수 있는 반면 기술직 요원 인력은 5년간 L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
-B과장은 영주권을 취득해 퇴직 후 미국에서 살고 있다. B과장이 L비자를 받은 후 영주권 신청을 할 수 있는가?
▲할 수 있다. B과장은 다국적 기업의 경영자이므로 현지법인이 EB-1 케이스로 영주권을 신청해 줄 수 있다. EB-1 케이스는 다른 종류의 취업이민과 달리 복잡한 노동허가 절차(Labor Certification)를 거치지 않고 바로 영주권 청원을 낼 수 있다.
- B과장은 L비자를 받은 직후 영주권 신청을 할 계획이다. 영주권 신청을 한 다음 서울 본사나 다른 곳에 여행을 하는데 지장이 없는지 궁금하다. 서울 출장이 많을 수밖에 없는 B과장은 이 점이 크게 걱정이 된다.
▲B과장은 이 점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왜냐하면 L비자는 비자 자체가 영주 의사에 대해서 굳이 묻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비이민 비자와 달리 L비자는 영주권을 신청했더라도 국외여행에 특별한 제약을 받지 않는 것이 다른 점이다. 따라서 영주권 신청 후라도 국외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A사 현지 인은 이민국으로부터 백지 청원서(Blanket Procedure)를 받고 싶다. A사는 백지 청원서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되는가?
▲백지 청원서를 받으면 이 회사는 직원이 미국에 들어올 때마다 이민국에 청원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직원이 바로 미국 영사관에 L비자 신청서만 내면 된다. 그만큼 수속이 간단하다. 그렇지만 A사는 백지 청원서를 받기 어렵다. 왜냐하면 A사 현지법인이 이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i)미국에서 1년 이상 영업활동을 했어야 하고 (ii)국내외에 3개의 지사가 있어야 하고 (iii)지난 1년 동안 10명이 L비자를 받았거나 미국 현지법인을 통한 매출이 연 2,500만달러를 넘거나 현지법인의 직원수가 1,000명을 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