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정말 해빙을 원하고 있다
2000-10-13 (금)
이번주 북한 조명록 특사의 워싱턴 방문을 미국측은 사상 최고위급 북한관리의 방미라고 환영하고 있다. 물론 조명록과 클린턴 대통령 및 국무, 국방장관등 미고위층과의 회동은 50년전 북한이 남침을 개시한 이래 지속돼 온 양국간의 적대관계를 종식하기 위한 신호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조명록의 방문이 진정한 해빙을 위한 것인지 아닌지 그리고 이번 회담이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올지 아니면 형식적인 제스처로 끝나고 말지는 좀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지난 6월 남북한 정상회담 이후 평양이 변화했다는 조짐은 전혀 없다. 평양은 양국간의 군사 핫라인 개설, 군사 옵서버 교환등 상호 신뢰구축을 위한 서울의 제안을 무시했다. 이산가족 상봉이 두차례 더 계획되어 있지만 수백만 전체 이산가족중 만날 수 있는 사람은 한차례 100명으로 제한돼 있다.
그동안 남한의 김대중 정부는 굶주리고 있는 북한을 위해 식량과 비료원조를 증가시켰다. 미국도 최근 수년 동안 북한에 식량과 에너지 지원등 관용적인 자세를 취해 왔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워싱턴도 북한으로부터 혜택이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고 파키스탄, 이란, 리비아등 국가에 대한 미사일 기술 수출을 그만둘 것을 원하고 있다. 그리고 한반도에서 상호군축이 이뤄지기를 열렬히 바라고 있다.
북한은 국무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빠지기를 원하고 있으나 일본인 납치 등 그동안의 전력에 비추어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미국 정부는 그에 앞서 대북한 문제에 많은 예산투입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점을 비난하고 있는 의회측에 제시할 가시적인 긴장완화 조치를 원하고 있다. 남한에서도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의 성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관리들이 북한 특사에게 반드시 전해야 할 메시지는 북한이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