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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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가치두는 커뮤니티가 발전"

2000-10-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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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대석 내 의견은 이렇습니다

▶ LA교육구 E지역 교육감 릴리엄 카시티요

최근 로이 로머 전콜로라도 주지사를 새 교육감으로 영입한 LA통합교육구는 관할지역을 11개의 반자치 지역교육구로 분할, 운영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분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인타운 지역은 대부분 E지역교육구에 속하게 됐다. 크렌셔와 윌셔 코너의 하버 빌딩 2층에 있는 E지역교육구 사무실을 찾아 릴리엄 카스티요 교육감을 만나봤다.


-먼저 맡고 있는 E지역교육구와 자신의 경력을 소개해 달라.

▲로스앤젤레스에서 할리웃, 마셜, 프랭클린, 이글락이 포함된 지역이다. 72개교에 6만8,0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에 있다. 이중 아시안은 7,800여명이다. 지난 75년 교사로 LA통합교육구와 인연을 맺었으며 교감, 장학사, 교장 등을 거쳐 이번 E지역교육감에 임명되기 전까지 통합교육구 학부모 및 커뮤니티 담당 부교육감으로 일했다.



-LA통합교육구를 11개 지역교육구로 분할하는 작업은 완료됐는가.

▲현재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지금 다운타운 통합교육구 본부가 할 일과 각 지역교육구가 맡을 일을 나누고 있는 단계다. 통학버스 운영이나 페이롤 서비스는 다운타운 본부가 계속 맡게 된다.


-지역교육구 시스템과 종전의 단일교육구 시스템중 어떤 것이 낫다고 보는가.

▲물론 지역교육구 시스템이 낫다. 종전에는 학부모나 커뮤니티 차원에서 교육구에 할 말이나 요구사항이 있을 때 다운타운까지 가야 했는데 이제는 가까운 지역교육구로 가면 된다. 현재 LA통합교육구가 보유하고 있는 각종 자산을 분할하고 있는데 분할작업이 완료돼 자원과 예산면에서 독자적으로 운영되면 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교육감과 전체 교육감의 역할 차이는 무엇인가.

▲교육위원회는 하나다. 전체 교육구가 나아갈 기본방향과 정책은 다운타운 교육위원회가 정한다. 지역교육구에서는 다운타운에서 결정한 정책을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통합교육구에서는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를 결정하고 우리 지역교육구에서는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결정한다고 보면 된다.


-E지역교육구는 LA통합교육구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 지역중 하나고 하는데…


▲그렇다. 나는 지역교육구 교육감 모집에 응모할 때 E지역을 제1지망으로 적어냈다. E지역을 선택한 이유는 두가지다. 첫째 인종적 다양성이 좋아서다. 캘리포니아주와 미래의 세계 모습을 담고 있는 곳이 이 지역이다. 둘째 이 지역 스태프들은 교육에 관심이 많고 헌신적이다. 타지역에 비해 교직원의 이동이 적은 편이다.


-한인사회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가.

▲그렇다. 학부모 및 커뮤니티 담당 부교육감으로 일하면서 밸리지역, LA한인타운 지역 한인 학부모 모임과 밀접하게 만날 기회가 많았다. 한인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을 잘 알고 있다.


-한인 학생들과 학부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한인 학생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영어다. 언어 장벽의 해소는 표현력의 함양을 위해서 당장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다. 한인 학생들은 LA통합교육구 다른 어느 인종 학생들에 뒤지지 않는 지적 능력과 학업 의지를 갖고 있다. 한인 학생들의 뛰어난 교육열은 커뮤니티의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나도 이 나라에 처음 왔을 때 영어를 못했다. 우리 부모는 처음 미국에 왔을 때 돈도 없고 영어도 못했지만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나에 대한 교육에 신경을 썼다. 한인 학부모들에게서도 그같은 교육열을 읽을 수 있다. 이는 한인 커뮤니티 전체의 성공과도 직결된다.


-당신도 이민 1세인가.

▲그렇다. 쿠바에서 태어나 5세 때 이민 왔다. 이민자들이 미국에 오는 가장 큰 이유는 교육이다. 교육에 대한 가치를 높이 뒀던 부모의 생각을 물려받은 덕분에 나도 내 딸을 훌륭하게 키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 자신이 이민자이기 때문에 이민자 사회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민자들의 고통과 그들이 과거 살아왔던 사회와 다른 사회에서 일하느라 겪는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다.


-E지역교육구에는 많은 한인 학생이 재학하고 있고 한인 교장도 2명이나 된다는 것을 알고 있나.

▲물론이다. 우리 교육구가 코리아타운 한복판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은 내가 이 지역을 택할 때부터 잘 알고 있었다. 수지 오 3가 초등학교 교장, 그레이스 윤 윌턴 플레이스 초등학교 교장 등 한인 교장선생들과는 밀접하게 대화를 갖고 있다. 나는 모든 학부모들에게 자녀들이 학업에 성공하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고자 한다. 이민자 자녀들이 이 나라에서 성공할 기회를 갖도록 한인교사, 교장, 이중언어 프로그램 등을 적극 후원하고자 한다.


-한인 학부모들의 3가 초등학교 선호 현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3가 초등학교는 좋은 학교다. 전체 학생의 55.5%가 아시안이고 그 대부분이 한인이다. 학생들의 필요성을 충족해 준다는 의미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학교다. 윌튼 플레이스나 다른 학교에서도 그와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로컬 교육구이기 때문에 한 학교에서의 성공을 다른 학교에서 쉽게 모방할 수 있다. 이는 통합교육구 차원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한인 학생들의 학업 성취를 위해 들려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자녀들의 학업에 지속적으로 신경을 기울이는 것이다.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집에 데려가는 것으로 부모의 역할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교사와 부모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때로 언어문제 때문에 학부모가 교사를 만나기 꺼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영어를 못 알아듣는다면 이를 한국말로 통역해 줄 것을 요구할 권리가 부모에게 있다. 학부모는 자녀의 학업 진척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 이해하지 못한다면 학교에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라. 한국말을 하는 스태프가 없다면 구해야 할 의무가 학교측에 있다.


-이 지역 국민학교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수준이 떨어져 보내기를 꺼리는 학부모가 많다.

▲그 점이 바로 내가 개선하고자 하는 점이다. 우선 킹 중학교에 매그닛 스쿨을 개설하기로 했다. LA통합교육구에서 가장 우수한 기프티드 매그닛 스쿨이 될 것이다. 공염불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최고로 우수한 교사들을 유치해 최고의 학교로 만들겠다.


-대학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물론이다. 모든 학생들에게 대학 진학 여부를 결정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대학을 가는 학생도 있고 다른 길을 택하는 학생도 있다. 그러나 본인이 원한다면 누구나 대학을 갈 수 있도록 진학에 필요한 과목을 고등학교에서 배우도록 해야 한다. 지금 UCLA 2학년에 다니는 내 딸에게도 좋아하는 수영을 하기 전에 대학 진학에 필요한 과목을 수강하도록 요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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