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볼보’와 ‘포셰’의 선택

2000-10-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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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시각

▶ (마저리 윌리엄스·워싱턴 포스트)

앨 고어와 조지 W 부시를 자동차 중고차 세일즈맨이라고 생각해 보자. 미국인들은 어느 세일즈맨을 더 신뢰할까. 앨 고어 같다. 자동차의 성능, 옵션등 설명에서 아무래도 고어가 더 점수를 따고 있어서다. 고어 지지가 앞서는 여론조사결과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번에는 고어와 부시를 직접 자동차에 비교해 보자. 어떤 종류의 차와 비교될 수 있을까. 고어는 ‘볼보’의 이미지다. 부시는 ‘포셰 911’이다.

볼보는 잘 알다시피 엄마들이 좋아하는 차다. 안전하다. 반듯하다. 신형 볼보는 모양새도 섹시하다. 볼보를 사는 사람들은 ‘안전’을 우선 염두에 둔다. 또 고장이 없는 편이다. 고어가 제시하는 소셜 시큐리티 정책은 안전한 볼보를 닮았다.


포셰 911은 중년 남성이 선호하는 차종이다. 이 차의 새 모델은 옛 모델에 비해 다루기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여전히 난폭하고 빠르고 시끄럽다. 소셜 시큐리티의 일부를 주식시장에 투자하자는 것이 바로 포셰 스타일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고어와 부시 양 후보 지지가 여성과 남성 유권자간에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여성의 고어 지지율은 압도적으로 높다. 볼보 이미지 때문이다. 남성의 부시 지지율은 더 높다. 포셰 이미지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미국의 유권자들은 어떤 차종을 원할까. 비싼 차를 살 때 소비자들은 안전한 차를 원하는 경향이다. 그러나 충동적으로 결정할 수도 있다. 주머니 사정이 든든하고 모든 것이 안정됐을 때는 유혹적인 새로운 모델을 선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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