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 국적 포기 문의 늘어

2000-09-27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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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웬허 사건 후유증...이중국적자에 부정적 시선 팽배

대만계 귀화 시민이자 핵 물리학자인 리웬허가 미국의 핵무기 비밀 정보를 빼돌린 혐의로 체포됐다 풀려나자 미정부 및 정부 관련업체에 근무하는 일부 이중국적 한인들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애틀 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얼마 전 브레머튼의 군 관계 회사에 근무하는 한 한인이 회사로부터 이중국적 여부를 확인하는 서류를 제출하도록 요구받고 한국적 포기를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들어 한국적 포기 절차를 묻는 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온다며 전국적으로 많은 한인 과학자 및 기술자들이 정부기관이나 방위산업체 등에 근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웬허 사건은 타 민족 공직자들에도 심적 위축감을 준 듯 게리 락 주지사는 지난 해 한 기자로부터 중국계 주지사로서 리웬허 사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당황해하기도 했다.

요즘, 노스웨스트 아시안 위클리 등 중국계 신문들은 물론 타임 등 주요 시사주간지들도 스파이 혐의로 재판 전 장기 구금됐던 리가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경위에 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정확한 집계는 없지만 시애틀 지역에도 이중국적 한인이 상당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에 부동산 등 재산이 있거나 노후를 고국에서 지내고 싶어하는 1세들이 주로 이중국적을 많이 갖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리웬허 사건에 관심을 가져온 한인들은 이 케이스가 국가 기밀 관련직에 있는 미국내 이민자 및 이중국적자에 대한 시선이 따갑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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