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서 70분 거리...숲과 바위 어우러져
9월 중순 막바지 더위 (Indian Summer) 가 지나면서 시애틀의 가을이 시작됐다. 토요일 아침, 오랜만에‘허니(Honey)’와 오붓하게 산행을 하려는데 어찌 알았는지 미영이와 그 오라버니 최서방 가족, 혜숙이도 함께 따라 나섰다. "일행이 많으면 묵을 것도 많다 아입니꺼?" 맞는 말이다. 그러면서 보따리는 정상에서 풀겠단다. 뭘까??
I-5 북쪽 Exit 194에서 내려 Hwy 2로 2마일쯤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맨 왼쪽길 204번 언덕길을 올라 두번째 신호등에서 좌회전하면 Hwy 9 N.이다. 2마일쯤 가서 Granite Falls 싸인을 따라 우회전, Mountain loop Hwy를 따라 20여분 달려가면 왼쪽에 안내소(Ranger Station)가 나온다. 여기에 꼭 들러 입산 패스(1회용 3달러, 연간 30달러))를 살 것. 노스 캐스케이드 지역 산의 주차장에선 이 패스를 반드시 자동차 앞 유리에 매달아놔야 한다. 안내소에서부터 1마일 더 가서 철다리를 건너면 오른쪽에 필척산으로 가는 길이 있다. 시애틀에서 불과 70분 거리고 여기서부터 산행이 시작되는 주차장까지는 7마일, 주차장에서 정상의 전망대(Lookout)까지는 편도 3마일이다.
일행이 등산복과 등산화로 중무장한다. 보라색 모자, 노랑색 자켓과 배낭, 몸이 달라붙는 검은 타이즈에 등산화를 신은 Honey의 모습이 환상적이다. 그래서일까? 초반부터 숨이 차다. "왜?!" 처음 1마일은 숲 속 오솔길이고 이후로는 돌길이다. 칼날 같은 편마암(片麻岩)이어서 헛디디면 발목이 시큰거리고 조금만 무리해도 근육통이 생기니 일부러 천천히 걷는다. 일행 중 가장 늦게 정상(해발 5324 ft, 1622m)에 도착(90분 소요)하니 최서방이 "느그들, 주둥이 박치기하느라 늦었제?!"하며 놀려댄다.
가파른 암벽에 있는 전망대(20명 수용가능, 겨울엔 대피소)에 서니 서쪽으로 퓨젯 사운드(바다)와 올림픽 국립공원, 북동쪽에 베이커산을 비롯한 캐스케이드 국립공원의 만년설, 동남쪽에 레이니어 산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땀을 흘린 후의 간식은 언제나 진미! 최서방이 배낭에서 족발, 삼결살에 배추 겉절이, 절편(떡) 등을 쏟아 놓는다. 기대 이상의 성찬에 한목소리로 "Awesome!!"을 연발했다. 빠르면 10월 중순에 첫눈이 내린다. 필척산 겨울 등반시에는 자일(로프), 아이젠, 플래시, 비상식품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 체인(Chain)도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