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밤길 걷다 고스란히 잡혔다"

2000-07-12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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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입국 최모씨 밝혀...웨나치 이송후 윤영일 변호사와 면담

캐나다 국경을 통해 밀입국하려다 국경순찰대에 검거된 한국인 21명이 밀입국 브로커에 지불한 돈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적은 2천~5천달러 내외였다.

이들 중 한 명으로 현재 웨나치의 셸란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최모씨는 캐나다로 출발하기 전 김포공항에서‘최여사’로 불리는 40대중반의 여인에게 한화 175만원 가량을 건넸다고 말했다.

최씨는 일행이 캐나다 도착 후 호텔에서 하룻밤 묵고 다음 날 밤 11시10분께 은 색 밴에 타면서 26~27세 가량의 얼굴이 검고 키가 170cm 정도인 캐나다 교포에 다시 미화 300달러를 줬다고 덧붙였다.


국경 근처에 다다르자 알선책은 일행을 밴에서 내리게한 후“5분 정도 걸어가면 큰 나무 밑에 이 밴과 똑같은 차가 서있다. 그것을 타고 넘어가면 된다”고 말한 후 사라졌다고 최씨는 말했다.

어쩔 수 없이 걷게된 일행을 기다린 것은 밴이 아닌 국경수비대였다. 오커너건 카운티 교도소에 바로 수감된 이들은 교도소가 만원을 이루자 최모씨 등 남자 4명만 남쪽 셸란 카운티 교도소로 이송돼왔다.

최씨와 함께 셸란으로 이송된 구모씨는 11일 윤영일 변호사와 만난 자리에서“보석금 5천달러를 내면 밖에서 재판을 기다릴 수 있지 않느냐”며 함께 온 자신의 여자 친구 이모씨가 오커너건에 구금돼 있어 안부 걱정된다고 말했다.

윤변호사는 일단 이들의 신병을 시애틀로 옮긴 후 시애틀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이들에겐 이민보류 조치( Immigration Hold)가 돼있으며 보석금은 재판과정 중 이민 판사가 케이스별로 책정하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21명 중 유아를 포함한 2가족 7명이 석방된 후 오로빌에 거주하는 한인 남미숙씨 부부가 이들에게 식당 및 교통편을 제공하는 등 돌봐준 것으로 알려졌다.

남씨는 한 친지로부터 아기가 포함된 밀입국자들이 모텔에 묵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남편과 함께 이들이 미국내 친지들과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말했다.
오로빌에는 한인 두 가족이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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