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타운의 유흥업소 범람과 갱단 총격

2000-07-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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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한동안 잠잠하던 LA 한인타운에 총기 난사 살인사건이 다시 발생, 한인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한인타운은 LA 타 지역보다는 범죄율이 아직 높은 편이나 지난 수년간 치안당국의 순찰 강화로 많이 안전해졌으며 이번처럼 총기 난사로 한인이 목숨을 잃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이번 사건의 전모는 좀더 수사가 진행돼야 밝혀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총격을 받은 한인들에게 폭행을 당한 한인 갱단원들이 앙심을 먹고 저지른 보복 살인으로 보인다.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충격적이기는 하나 오래 전부터 예상돼 온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타운내 나이트클럽과 술집등 유흥업소가 계속 늘고 대형화되면서 한인 청소년은 물론 타 인종들까지 타운으로 몰려 들고 있으며 이와 함께 술에 취한 청소년들간에 크고 작은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인타운이 LA에서 리커 라이센스가 가장 많이 발급된 곳이란 지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또 다시 대형 나이트클럽이 문을 여는등 코리아타운의 유흥업소화는 오히려 가속화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일부 업소는 미성년자인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입장시키는가 하면 새벽 2시 이후 술을 팔지 못하게 돼 있는 시조례를 어겨 가며 편법영업을 일삼고 있다. 한인타운에 오면 마음 놓고 술을 마실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중국, 베트남등 타 인종 아시안들까지 너도나도 타운을 누비고 다니는 형편이다.


유흥업소 주변에는 청소년 탈선과 범죄가 늘 꼬리표처럼 따라 다닌다. 술집은 잔뜩 늘어나는데 그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코리아타운은 온 LA 갱들의 집합소가 될 것이다. 타운이 청소년 범죄의 온상이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업주와 치안당국, 학부모와 주민의 공동책임이다.

업주는 주류 관련 법규를 제대로 지키고 시큐리티를 강화해 사소한 시비가 패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막아야 하며 치안당국은 술집 주변의 순찰을 늘려야 한다. 총격 피해자들은 모터사이클을 타고 가던 경관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지나쳤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해당 경관은 중징계를 받아 마땅하다. 여름 방학은 청소년들이 특히 탈선하기 쉬운 계절이다. 자녀가 밤늦게 좋은 차를 타고 유흥업소를 쏘다니는 것을 모르고 있거나 알면서도 이를 방치한다면 부모 또한 책임의 일단을 면할수 없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코리아타운이 갱들간의 격전장으로 변하는 것을 막는데 한인 모두가 힘을 합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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