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셀룰러폰은 생활필수품이 되어버렸다. 특히 서울에 가면 모든 사람들이 휴대전화기를 가지고 다닌다.
지하철이나 식당이나 심지어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전화를 걸고 전화를 받는다. 때로는 옆에 있는 사람은 전혀 생각지도 않고 큰 소리로 떠들어대는 사람들 때문에 짜증이 나기도 한다. 미국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셀룰러폰을 가지고 다닌다.
미국 중에서도 남가주 로스앤젤레스 지역은 셀폰의 세계적 수도라 일컬어 질만큼 휴대전화가 일상화되어 있다.
휴대전화를 신청해 본 사람은 휴대전화의 요금 체계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는 것을 안다. 우선 신문에 난 광고를 보고 찾아가면 광고의 내용이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것과는 딴판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서 전화기를 공짜로 준다는 광고를 보고 찾아가 보면 공짜가 아니라 상당한 액수를 세금이라는 명목으로 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같은 회사의 서비스라도 도저히 보통 머리로는 가격 체계를 비교할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로스앤젤레스의 경우에는 셀룰러폰 회사가 여럿이 있어서 더욱 헷갈리게 한다.
그 어려운 비교 검토 과정을 거쳐서 셀룰러폰 회사와 특정한 서비스 플랜을 선택한 후에도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계산법이 적용된다. 물론 전화를 많이 쓰면 전화 요금이 많이 나오는 평범한 진리야 전화 고지서를 받으면 당연히 이해하겠지만 실제 전화회사가 청구한 금액이 어떻게 계산되는지는 알기가 어렵다. 대부분의 전화 가입자들은 별 생각 없이 전화 요금을 지불한다. 그러나 그러한 전화 고지서의 내용을 꼼꼼히 따져보고 법적으로 시비를 가리자는 사람들도 있다.
수잔 볼이라는 사람과 다른 셀폰 가입자들이 셀룰러폰 회사인 지티이 모빌 회사와 다른 셀룰러 전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했다. 소송 내용은 지티이 모빌회사가 휴대용 전화 요금을 메기는 방식이 캘리포니아 법에 어긋난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전화 회사가 가입자가 실제로 통화를 하고 있지 않는 시간까지 계산해서 요금을 메기는 것을 잘못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지적한 잘못된 방법이라는 것은 다음과 같았다.
셀폰 회사들은 가입자가 쓴 전화 시간을 1분 단위로 계산한다. 일분 일초를 통화하면 가입자의 고지서에는 2분을 통화한 것으로 계산된다. 휴대용 전화는 대부분 한달에 일정한 시간을 정해 놓고 사용하기 때문에 짧은 통화에도 최소한 1분 그리고 통화 때마다 잘못하면 일분씩 계산이 된다는 것은 주어진 시간을 확실하게 써버리도록 하는 방법이다. 그뿐만 아니다. 사용자가 전화번호를 누르고 ‘센드’(send)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시간 계산이 된다. 그리고 통화가 끝나고 ‘엔드’(end) 버턴을 누르는 순간까지 시간 계산이 된다. 또한 상대방이 전화를 받기까지 전화벨이 울리는 시간도 계산이 된다. 물론 상대방이 전화를 아예 안 받으면 전화벨이 울리는 시간은 계산이 안된다. 그리고 전화국에서 기계적으로 전화가 끊어지는 순간까지 통화료가 부가된다.
결론적으로 휴대전화 사용자는 통화시간 이외에 통화시간 앞뒤로 붙는 일정한 시간에 대해서도 돈을 내는 것이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이런 사실을 몰라서 그렇지 알고 있다면 당연히 항의를 해야 마땅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수잔 볼과 원고들은 일심에서 기각 당해버렸다. 문제는 미국의 법체계였다. 원고들은 휴대전화 회사의 그러한 관행들이 캘리포니아 법에 저촉된다는 주장을 했다. 그러나 휴대전화를 포함한 무선통신에 관해서는 1993년 통과된 연방 통신법에 따라 주정부의 관할권이 없어지고 전적으로 연방 정부가 관할하게 되었다. 따라서 원고들이 캘리포니아주 법에 의하여 소송을 한 것은 기각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었다.
이 문제는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에서 뒤집어졌다.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은 연방 정부가 무선 통신에 관해서 관할권을 갖고 있다는 법적인 사실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 법도 휴대전화 회사의 요금청구 관행에 대해서 적용 될 수도 있다고 판시했다. 무선 통신 회사들이 요금을 어떻게 정하고 어떻게 계산하느냐 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전적으로 연방법의 문제이기 때문에 캘리포니아 법으로는 다스릴 수 없다는 결론을 확인했다. 그러나 휴대전화 회사들이 요금을 그렇게 매긴다는 것을 소비자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고 소비자에게 불리한 요금 체계를 시행하는 것은 캘리포니아 법의 관할이라고 판결했다.
따라서 이 문제는 다시 일심법원으로 넘어 왔다. 일심법원에서는 이 문제를 재판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원고들이 원하는 것은 휴대전화 회사들이 소비자가 실제로 통화하지 않는 시간에도 전화료가 부과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주지시키거나 그러한 통화료 계산 방식을 바꾸도록 해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