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가까지 침투하는 ‘해피엔딩’서비스

2014-07-0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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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버섯처럼 번지는 마사지 샵 불법 성매매

▶ (상) 한인 마사지 업소 불법 성매매 실태

지난 24일 오후 4시께 로워 맨하탄 소재 한인운영 마사지 샵에서 마사지 서비스가 한창이던 종업원 김모(43·여)씨에게 백인 남자 손님이 은근슬쩍 유사성행위를 의미하는 ‘해피엔딩’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그러자 김씨는 미리 예상했다는 듯 서툰 영어발음으로 ‘포티 달러’라는 추가 금액을 제시했다.

‘해피엔딩’이라는 단어 하나에 곧바로 구체적인 액수가 오가고, 순식간에 서로의 요구조건이 맞아 떨어져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이 둘의 합의엔 함정이 숨어 있었다. 손님의 한 손엔 김씨에게 건넬 40달러가 쥐어져 있었지만, 다른 한 손엔 김씨의 손에 채워질 수갑이 들려있었기 때문이다. 김씨가 손님으로 철썩 같이 믿었던 이 남성은 실제론 성매매 함정단속을 벌이는 특별경찰이었다.

한인이 운영하는 뉴욕시내 마사지 업소에서 매춘행위로 간주되는 ‘해피엔딩 서비스’가 만연, 매춘의 온상이 되고 있다. 마사지 업소들의 불법 성매매는 독버섯처럼 퍼지면서, 기존의 으슥한 곳을 벗어나 일반 주택가와 학교 인근 등 뉴욕시 곳곳으로 침투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피엔딩은 마사지사가 주로 손과 구강을 이용해 남성에게 성적 쾌감을 제공하는 행위로, 뉴욕주는 이를 매춘행위로 규정해 성매매(Prostitution)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본보 조사결과 2014년 상반기동안 이 ‘해피엔딩 서비스’를 제안하거나 받아들여 성매매 혐의가 씌워진 한인은 뉴욕시 전체에 약 20명. 롱아일랜드와 뉴저지, 커네티컷 등 인근 지역까지 합친다면 한인 성매매 적발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마사지 업계 관계자는 “해피엔딩을 하지 않는 업소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지만 적발된 사람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는 이들 마사지사 중 상당수가 해피엔딩 서비스 제공에 대해 불법 이라는 인식 부족과 함께 죄의식이 결여돼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장기불황 탓 혹은 경쟁심화 등을 하소연하며 이 같은 불법행위를 관행으로 여기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일반적으로 마사지 업소들은 해피엔딩 서비스로 손님 한 명당 적게는 20달러에서 많게는 150달러를 추가로 벌고 있다.

본보와 만난 한 마사지 업주는 “정상 마사지 요금이 한 시간에 불과 35달러다. 해피엔딩 서비스 없인 먹고 살기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상적이고 건전한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사지 샵이 피해를 보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한다.

올해 1월에는 한인이 운영하는 롱아일랜드 낫소카운티 소재 R모 스파에선 손님으로 찾아온 40대 중반의 백인남성이 일반적인 마사지는 됐다며 다짜고짜 옷을 다 벗는 추태를 부리기도 했다. 한인 업주 S모(42)씨는 당시 본보와 만나 “아시안 여성이 운영하는 마사지 샵은 모두 퇴폐 영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라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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