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스피린 매일 한 알 괜찮을까

2010-03-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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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경색(heart attack)이나 뇌졸중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는 한인들이 많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아스피린(aspirin)은 아세틸살리실산의 상품명으로 해열제, 진통제 등으로 사용되는 약이다. 아스피린에는 항 혈소판 작용이 있어, 75~100mg의 저용량으로 평생 복용하면 심근경색,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 또는 고혈압, 비만인 경우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이 높아 의사들은 환자에 따라 매일 아스피린 복용을 권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스피린의 유방암이나 대장암 등 예방효과에 대한 연구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심근경색, 뇌졸중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어도 막상 ‘매일 아스피린 한 알씩 먹으라’는 처방을 받으면 왠지 걱정이 앞선다. 아스피린을 매일 먹는 것이 과연 몸에 좋은지, 부작용은 없는지 등 아스피린의 매일 복용과 부작용은 어떤지 알아본다.


75~100mg 저용량 복용하면 혈전 생성 억제
뇌졸중·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
소화불량·위 출혈·앨러지·이명증 부작용도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병력이 있었던 사람은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해야 한다.
또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위험요소가 높은 경우는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라는 처방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뇌졸중이나 심장질환 예방을 위해 건강한 사람도 매일 아스피린을 먹는 것이 좋을까?

병력이 없는 사람이 아스피린을 먹어야하는 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건강한 사람이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는 증거를 나타내는 연구가 충분치 못한 점이 지적된다.

심지어 몇 년 전 발표된 영국의학 저널에 따르면 심장질환 증상이 없는 당뇨병 환자가 저용량의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한 결과나 같은 당뇨병 환자지만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않은 결과에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발병 위험률은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 아스피린 때문에 위장장애를 겪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사람 중 10% 정도는 위장장애의 부작용이 나타나며, 1%에게는 출혈 합병증이 생긴다.

아스피린이 누구에게나 안전한 것은 아니다. 위벽을 자극할 수 있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건강한데도 나이 때문에 혹시 아스피린 복용을 고려하는 사람은 위장장애와 출혈 등을 생각하고, 전문의와의 상담이 꼭 필요하다.


#아스피린이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어떻게 예방하나


아스피린을 저용량으로 매일 복용하면 혈액을 응고시키며 지혈작용에 관여하는 혈소판의 기능을 감소시키며, 혈전 생성을 억제해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

혈액이 굳지 않게 만드는 아스피린 특유의 항 혈소판 작용으로 혈액 내 혈전이 생기는 것을 방해한다. 아테롬성 동맥경화증으로 이미 혈관이 좁아져 있다면 혈관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또한 핏덩어리인 혈전은 혈관 내 혈류 흐름을 방해하는 방해물로 쌓이게 되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혈전이 관상동맥에 생기면 심근경색이 일어날 수 있으며, 뇌혈관이 막히면 뇌졸중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아스피린의 매일 복용은 남성과 여성, 특히 여성은 65세 이상 뇌졸중, 심근경색 및 재발 등을 모두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한 심장질환 위험 발생 감소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심근경색 및 뇌졸중 위험요소가 높은 사람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경험하지 않았어도 위험요소가 높다면 아스피린 예방 요법이 권고된다. 물론 위험요소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아스피린이 처방되는 것은 아니다.

예방을 위한 아스피린 복용은 위장 출혈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전문의와 상담 후 시작해야 한다.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요소로는 흡연, 고혈압, 고 콜레스테롤(고지혈증), 운동부족, 당뇨병, 음주 습관 등이 꼽힌다.

고혈압은 140/90mgHg 이상, 총 콜레스테롤은 240mg/dL 이상,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레벨이 130mg/dL 이상인 경우 아스피린 복용이 추천된다.

당뇨병 역시 뇌졸중과 심근경색의 위험요소. 그러나 최근 미국 당뇨병협회는 당뇨환자로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은 경우에 매일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당뇨병 환자로 40세 이상이면 아스피린 저용량 요법이 권고됐었다.

위험요소가 높은데도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조절에는 주의하지 않고 아스피린 복용에만 매달리는 것도 현명치 못하다.

또한 술을 많이 마시는 것도 위험요소에 속한다. 남성은 매일 하루 2잔 이상 음주하거나 여성은 매일 1잔 이상 술을 자주 마시는 경우도 뇌졸중과 심근경색 위험이 올라간다.

뇌졸중과 심근경색 병력이 있는 경우도 위험요소에 속한다. 또한 이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을 경험한 경우 재발 예방을 위해서도 아스피린 매일 복용이 처방된다.

의사들은 대개 75mg, 어린이용 용량을 처방한다. 경우에 따라 81~325mg까지 처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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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용량 아스피린 매일 복용 요법은 아스피린 성분이 혈액을 응고시키는 혈소판의 기능을 감소시키고 혈전 생성을 억제해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건강한 사람 복용여부는 논란


#이런 사람은 아스피린 복용을 삼가야

천식, 출혈장애, 위궤양을 앓고 있는 경우, 심장마비 혹은 심부전(Heart failure)인 경우는 출혈 합병증 위험이 높아 복용하지 않는다. 또한 만약 의사로부터 아스피린 처방을 받는 경우 다른 약물이나 보조제 등 함께 복용하게 될 약물에 대해서도 의사와 꼭 상담해야 한다. 이부프로펜(ibuprofen) 계열의 애드빌, 모트린 등을 복용하는 경우도 꼭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아스피린과 이부프로펜 계열의 약물을 함께 복용하면 아스피린의 효능을 반감시키게 된다. 와파린(warfarin) 같은 항응고제(anticoagulants) 역시 아스피린과 함께 복용하면 출혈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이부프로펜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 아스피린 복용 전 8시간 전에 복용하거나 아스피린 복용 후 30분 후에 먹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역시 복용 전 의사와 꼭 상담하도록 한다.

또 혈액을 굳지 않게 만드는 아스피린 특유의 항 혈소판 작용 때문에 아스피린 복용이 해가 되는 경우도 많다. 수술을 앞둔 사람은 지혈 작용에 방해를 받을 수 있으며, 생리 중이거나 출산을 앞둔 여성에게도 아스피린 복용은 좋지 않다.


#매일 먹다가 중단하면 괜찮은가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고 위험군에 속하는 사람이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다 중단하면 다시 위험이 올라간다.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하고 싶다면 의사와 꼭 상담해야 한다. 매일 복용하다 갑자기 중단하면 반동작용으로 혈전이 생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매일 복용 부작용은 없나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위장 내 출혈이다. 매일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위궤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또 이미 출혈성 위궤양을 앓고 있는 경우 아스피린 복용은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궤양이나 위출혈 위험이 2~4배 정도 높다.

또한 출혈성 뇌졸중, 앨러지 반응, 청력 감소나 혹은 이명증 등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FDA에서는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은 아스피린을 복용을 삼갈 것을 권한다.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면서 음주를 하는 경우 위장을 상하게 할 수 있다. 되도록 술을 마시지 말고, 여성인 경우는 하루 한잔 이하, 남성은 하루 2잔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


#아스피린 복용 시 출혈 부작용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약물들

와파린, 헤파린(Heparin), 이부프로펜(애드빌이나 모트린),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s), 클로미프라민, 파로세틴(clomipramine, paroxetine)같은 항우울제가 복합 작용할 수 있다.

또 한약재나 건강 보조제 역시 아스피린과 작용해 출혈 부작용을 부를 수도 있다. 고혈압에 쓰이는 단삼(Danshen), 달맞이꽃 종자유, 당귀, 은행,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폴리코사놀(Policosanol), 오메가-3 지방산 보조제, 윌로우 바크(Willow bark) 등이 있다.


#심근경색이 발생했을 때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은

심근경색 증상이 일어났을 때 매일 저용량으로 아스피린을 보용하던 사람은 고용량의 아스피린 혹은 저용량 2알을 복용할 것이 권고되기도 한다.

하지만 출혈 장애가 있는 사람은 심근경색이 나타나도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안 된다. 또한 뇌졸중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아스피린을 복용할 필요는 없다.

뇌졸중은 꼭 혈전 때문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 출혈성 뇌졸중인 경우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더욱 심각한 증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코팅 제품도 장기복용땐 위장출혈 위험

#코팅된 아스피린이 있다는데

코팅을 해 위를 통과하게 만든 장용 아스피린(Enteric-coated aspirin)은 위에서 녹지 않고 소장에 내려가 흡수되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위궤양이나 위염이 있는 사람들이 먹을 수 있게 나왔다. 하지만 이 역시 장기 복용하면 위장 출혈 위험이 생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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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경색, 뇌졸중 예방을 위해 매일 복용하는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법을 택해야 할 경우 전문의와 먼저 충분한 상담 후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위). 돌연사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동맥 경화로 막혀 발생한다. 사진은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심장혈관조영술을 통한 스텐트 삽입 시술을 하고 있는 모습.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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