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회담 직후 중러 밀착
▶ “양국 관계 현대국가 모범”
▶ 무역·과학 등 20개분야 협력
▶ 중동 외교해결 강조 미 견제
▶ 시진핑, 내주 방북 가능성

2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서 시진핑(왼쪽)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을 떠난 지 닷새 만에 열린 중국과 러시아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밀착’을 과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방적 패권주의’를 언급하며 에둘러 미국을 지적했고 트럼프 대통령 때와 달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또 시 주석이 이르면 다음 주 북한을 국빈 방문해 북중러 결속을 다질 계획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20일(이하 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소수 참모만 배석한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의를 잇달아 진행한 뒤 ‘세계 다극화와 새로운 국제 관계 제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골든돔’ 구상이 국제 안보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관여 확대에도 반대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앞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인민대회당에서 대면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올해는 중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 30주년”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는 수많은 시련과 타격에도 굳건하게 상호 신뢰와 협력을 심화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양국 간 포괄적 동반자 관계와 전략적 협력은 현대 국가 관계의 모범”이라고 치켜세웠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각각 서로를 ‘오랜 친구’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며 우호 관계를 과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두 정상이 무역·통신기술·과학 등 20개 분야 협정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특히 러시아 야말반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가는 가스관 ‘시베리아의 힘 2호’ 건설에 중러가 최종 합의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러시아는 유럽의 탈 러시아 가스 선언으로 신규 시장 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 중국을 새로운 수요처로 삼으려 하고 있다. 양국은 실무 협상을 통해 가스 공급 가격도 협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은 에너지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중국에 석유·천연가스·석탄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 중 하나이며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이런 모든 연료를 안정적으로, 중단 없이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오늘 회담에서 ‘시베리아의 힘 2호’ 가스관 프로젝트와 관련한 전반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으며 여기에는 노선과 건설 방식이 포함된다”고 취재진에 전했다. 다만 중국 측은 가스관 합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에 대한 견제 메시지도 내놓았다. 시 주석은 “국제 정세는 혼란스럽고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일방적 패권주의 역류가 횡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란 전쟁에 대해서는 “중동 지역 전쟁의 완전한 종식이 가장 시급하다. 협상이 중요하다”며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
러시아와 결속을 다진 시 주석이 이르면 다음 주 북한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라고 시사주간지 타임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중국과 북한이 일본 군국주의에 맞서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은 2019년 6월 중국 최고지도자에 오른 후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우리 정부도 최근 중국 경호·의전팀이 평양을 다녀왔다는 점을 근거로 시 주석 방북 가능성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호팀과 의전팀이 사전 준비를 위해 해당 국가를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