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J 권고 의견 지지… “기후대응 의무 위반시 피해국에 배상” 명시
유엔 총회가 20일 미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기후 변화 대응 강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채택했다.
유엔 총회는 각국이 기후변화로부터 지구를 보호하지 못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는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권고적 의견을 공식 지지하는 결의안을 찬성 141표, 반대 8표, 기권 28표로 가결했다.
미국, 러시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벨라루스, 라이베리아, 벨라루스가 반대표를 던졌다. 주로 산유국이거나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들이다.
결의안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한 국가별 기후행동계획 수립과 화석 연료 탐사 및 생산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 등을 촉구했다.
기후변화 대응 의무를 위반한 국가는 피해국에 대해 '완전한 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도 명시했다.
결의안은 또 ICJ의 의견을 '현행 국제법을 명확히 한 권위있는 기여'라 평가하고, 각국에 기후 보호 의무 준수를 촉구했다.
ICJ의 권고적 의견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각국의 기후 대응 의무를 국제법 차원에서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향후 국제소송과 각국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당초 결의안 초안에는 기후변화 피해 증거와 배상 청구를 기록하는 '국제 피해 등록부' 설립 등 더 강력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으나, 더 많은 국가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수차례 조율을 거치며 수정됐다.
이 결의안은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가 주도한 것으로, 미국은 바누아투에 결의안 철회를 압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각국 정부에 바누아투를 설득해 결의안을 철회하도록 압박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태미 브루스 주유엔 미국 부대사는 이날도 결의안을 두고 "문제가 매우 많다"며 재차 비난했다. 브루스 부대사는 결의안 일부 수정에도 미국은 여전히 심각한 법적·정책적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해수면 상승으로 위기에 처한 태평양 섬나라들은 국제 기후법의 전환점이라며 환영했다.
오도 테비 주유엔 바누아투 대사는 표결 전 "기후변화의 피해는 실재한다"며 "문제를 가장 적게 초래한 국가들이 가장 큰 피해를 떠안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책임을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결의안이 "국제법과 기후 정의, 과학, 고조되는 기후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책임에 대한 강력한 확인"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