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납세자 세금으로 비자금…대통령 이름으로 폭력 부추길 것”
2021년 1월 6일 미국 의사당 폭동 당시 시위대와 충돌했던 전·현직 경찰관 2명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조성하기로 한 '사법 피해자 기금'이 부패 행위에 해당한다며 기금 조성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20일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의사당 소속 경찰관이었던 해리 던과 현직 워싱턴DC 경찰관인 대니얼 호지스는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트럼프 대통령과 미 재무부 관계자 등을 상대로 소장을 제출했다.
원고들은 소장에서 법무부가 조성하려는 새로운 기금이 의사당 공격을 주도한 극우 세력을 부유하게 만들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으로 폭력을 저지르는 자들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을 빌려 폭력을 자행하는 반란 세력과 불법 무장 조직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납세자의 세금으로 조성된 17억7천600만 달러(약 2조7천억원) 규모의 비자금 계좌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기금의 존재는 대통령의 이름으로 폭력을 자행한 자들이 계속해서 폭력을 행사하도록 부추긴다"면서 "원고들은 이미 지속적인 살해·폭력 위협에 직면해 있는데, 이 기금은 그 위험을 상당히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해당 기금을 '금세기 들어 가장 뻔뻔한 대통령 차원의 부패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기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국세청(IRS)을 상대로 제기한 100억달러 규모(약 15조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하는 대가로 행정부가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특정 진영이 아닌 '사법의 무기화'를 경험한 모든 국민이 기금 지원 대상이라는 입장이지만, 1·6 의사당 폭동 가담자 등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이 수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비판도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들에게 1·6 폭동 가담자에 대한 기금 지급 가능성과 관련해 "일부는 부당하게 수감됐다. 그들의 삶은 망가졌다"고 주장하며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소송을 제기한 던과 호지스는 2021년 1월 6일 폭동 당시 국회의사당 서쪽 출입구를 방어하다 시위대와 직접 충돌했던 경찰관들이다.
호지스는 시위대에 의해 눈을 찔릴 뻔한 등 심각한 폭행을 당했고, 던은 의사당 방어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은 해당 기금 조성을 막기 위한 첫 법적 대응으로, 아직 기금 집행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연합뉴스>